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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저지에 출근 못한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

노조원 100여명 정·후문 막아서

윤 행장 10분간 대치후 발길돌려

"낙하산 아냐…勞 이야기 들어볼것"

윤종원(가운데)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노조의 저지로 출근 첫날인 3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윤 행장은 이날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노조가) 함량 미달의 낙하산 인사라고 지적했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노조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행장은 이날 일찍부터 본점 정문과 후문을 봉쇄하고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인 100여명의 노조원들과 10여분간 대치했고 결국 출근하는 데 실패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낙하산 인사가 독극물이라고 했던 정권이 지금 이런 일을 벌여서는 안 된다”며 “더 이상 정권과 대통령에게 부담 주지 말고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노조와의 대립도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윤 행장이 은행권 경험이 전무한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는 4월 총선까지 철야 출근 저지 투쟁을 진행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9년간 자행 출신 행장을 배출해온 기업은행으로선 낙하산 행장 임명에 따른 진통이 불가피하다”며 “윤 행장은 일찌감치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인데 청와대가 ‘관치’ 논란에는 침묵한 채 시간만 끌면서 노조와 협상할 타이밍을 놓쳤고, 결국 시작부터 꼬여버렸다”고 꼬집었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업은행장 임명과 관련해 윤 행장과 노조가 풀어야 할 숙제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신임 행장의 자질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열린 ‘2020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은행 신임 행장의) 적정성은 그분의 이력이나 경력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외부에서 온 인사인 것은 맞지만 자격이나 전문성 부문을 보면 능력 있는 분”이라며 “(기업은행 갈등은) 두 당사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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