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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출 느는데..." 중동진출 中企 초긴장

[미·이란 갈등 불똥 우려]

구매력 높고 한류 영향 우호적

스타트업 등 수출·현지화 활발

대기업 비해 현지정보 등 부족

"애써 공들인 시장 물거품되나"

사태 주시 속 정부 대책 주문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2019 두바이 한류박람회’에 참가한 중동 지역 바이어와 한국 기업 관계자가 수출 상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OTRA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동시장에 막 진출한 국내 중소업체들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주방기기 업체인 A사는 지난 해 중동지역 매출이 전년대비 30% 급증하면서 여세를 몰아 연초부터 매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으로 중동사태가 격화되면서 현지 바이어들이 잇따라 수출계약을 보류하면서 낭패를 입고 있다. 실세 A사의 이라크 현지 바이어는 ‘이란 사태 추이를 지켜보자’며 이달 선적 예정이던 수출 물량을 보류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중동 내 다른 국가 수출도 상황이 변할 수 있어 이번 사태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가전제조 스타트업인 블루필도 지난해 중동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한 곳과 입점 계약을 맺었지만 수출차질이 오는 게 아닌지 긴장하고 있다. 블루필 관계자는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이후) 현지에서 아직 이렇다 할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면서도 “곧 나올 신상품에 대한 계약을 추가로 해야 하는데 변수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중동국가 가운데 국내 기업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국내 기업의 영업환경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란의 한국 제품 수입금액은 2017년 40억달러에서 지난해 1~9월 22억달러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미·이란 갈등이 중동시장 전체로 번지면 막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중소업체나 스타트업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중동은 한류 덕분에 국내 기업에 대해 우호적이고 구매력과 기술 이해도 등이 높아 IT 스타트업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중국 수출 의존도를 벗어나겠다는 정부도 적극적으로 기업 진출을 독려한 시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불똥이 국내 중소업체와 스타트업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사료전문회사인 로터스에이씨티는 창업 5년 만에 두바이에서 현지인을 채용해 매장을 운영하는 등 중동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이영신 로터스에이씨티 대표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다행히 이란은 주 거래국이 아닌데다 아직 주력 중동국가에서 수출여건 등 특별한 변화는 없다”면서도 “현지 바이어와 계속 이메일을 주고받는 등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경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설 연휴 직후 현지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 긴급 출장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업체들은 사태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거나 장기화될 경우 애써 가꿔놓은 중동시장이 허사가 될 수 있다며 정부에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중동시장에 수출하거나 진출해 있는 국내 중소업체들은 대부분 이란 사태 이후 정부로부터 특별한 지침이나 주의사항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업들 사이에서는 “국내외 뉴스를 보고 상황을 판단할 수 밖에 없어 답답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B 중소업체 대표는 “사업 특성상 중동을 자주 다녀와야 하는 중소업체들이 많은데 이번 사태의 추이 등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 질 수 밖에 없다”며 “대기업은 중동 현지의 정보가 풍부하지만 중소업체들은 소외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가 중동에 나가 있는 중소업체만이라도 따로 불러 설명을 해 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현지 교민을 적극 활용해 중소업체들에게 비상연락처라도 제공해 주면 실시간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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