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득표로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과 일본 대표를 차례로 만나 강력한 연대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면서 차이 총통에게 축하를 보낸 국가에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1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오전 미국의 대만 주재 창구기관인 미국재대협회 브렌트 크리스텐슨 대표를 접견해 양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양국관계가 글로벌 차원의 관계로 격상됐다”며 “지난 3년간 글로벌 이슈에서 양국의 협력관계를 쌓아온 토대를 앞으로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국가 방위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방위능력 증강을 위한 협력도 강조했다.
이어 차이 총통은 일본의 대만 창구기관인 일본대만교류협회 오하시 미쓰오 회장과 만나 “일본은 외교와 관광 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맹우”라며 지난해 일본인 관광객 200만명 이상이 대만을 찾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1972년 공식적으로 대만과 국교를 끊었지만 이후에도 비정부·민간 교류는 지속해왔다. 그 결과 현재 대만은 ‘일본의 네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라고 SCMP는 전했다.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이 재선에 성공하자 중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3일 논평에서 “중국은 갈수록 강해지고 중국 사회는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며 “대만은 중국 대륙의 한 섬이지 떠내려갈 수 있는 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이 ‘하나의 중국’을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대만 통일의 당위성을 피력한 것이다.
중국은 또 차이 총통 재선에 축하 메시지를 보낸 미국·일본·영국 등에 강력히 항의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대만의 탄탄한 민주주의의 힘을 증명한 대만인들에게도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강렬한 불만과 반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차이 총통의 승리로 한층 고무된 홍콩 반중시위대는 12일 직선제 도입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이날 홍콩 센트럴에든버러 광장에 모인 3만6,000여명의 시위대는 9월 입법회 선거에서 완전직선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미국·유럽 등 서방국가가 ‘홍콩 인권 민주주의법’을 적용해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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