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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인터뷰]"AI 시대 걸맞은 통합 프로젝트 가르쳐야"

■'코딩교육 대가' 미첼 레스닉 MIT 교수

코딩 배운 10세 소녀 홀로

독서 내용 애니메이션 제작

언어·수학·미술 포괄한 작업

'4P 프로젝트' 필요한 이유

코딩 익혀 의사표현·공유할때

세상에 유용한 창의성 개발

실수는 새로운 것 배울 기회

한국 학생들, 두려워 말기를

코딩 교육 전문가인 미첼 레스닉 MIT 석좌교수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글쓰기 교육처럼 코딩을 배우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기술을 익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MIT




알파고가 바둑 기사 이세돌에게 승리한 후 모두가 인공지능(AI)과 코딩(C언어나 자바·파이선 등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얘기한다. AI 시대에 맞는 창의성과 코딩 교육을 해야 한다고는 하나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지금의 한국식 교육체계로는 절대로 스티브 잡스 같은 이들이 나올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방법이 있을까. 전 세계 150개국에서 쓰이는 코딩 교육 프로그램 ‘스크래치(SCRATCH)’를 만든 미첼 레스닉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석좌교수는 19일(현지시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교과수업 대신 통합 프로젝트를 통해 가르쳐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기술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교육의 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뚜렷했다. 그는 “지금은 수학시간에 수학만 배우고 영어수업에서는 영어만 가르친다”며 “최고의 학습경험은 전통적 학문을 가로지르는 프로젝트를 할 때 일어난다”고 밝혔다. 레스닉 교수는 한 가지 사례를 들었다. 그는 “10세 소녀가 ‘스크래치’로 자신이 읽은 책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었다”며 “그 아이는 책을 묘사하면서 언어능력을 향상시켰고 등장인물을 애니메이션화하면서 미술의 개념도 배웠다”고 전했다. 이어 “한 등장인물의 크기는 다른 것보다 몇 분의1로 작게 만들었는데 이를 통해서는 수학의 개념을 배우고 있었다”며 “물론 기본적으로 그는 컴퓨터 과학과 코딩 기술도 익혔다”고 말했다.

더 중요한 것은 성과다. 그는 “이 같은 기술과 생각을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프로젝트 중 일부로 배우고 있었기에 더욱 동기부여가 됐다”며 “자신이 배운 것을 더 많이 기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는 ‘4P’를 중시한다. 4P란 프로젝트(Project), 열정(Passion), 동료(Peers), 놀이(Play)다.

그렇다면 모든 이들이 코딩을 배우고 창의성을 키워야 할까. 우선 모든 학생이 코딩을 익혀야 한다는 게 레스닉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내가 보기에 코딩 학습은 글쓰기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며 “대부분의 사람은 전문작가가 되지 않지만 모든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글 쓰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은 전문 프로그래머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코딩을 배우면서 그들의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기술을 익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맥락에서 창의성은 모든 아이들에게 필요하지만 그 수준이 반드시 높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성공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회사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직면하게 될 새로운 문제와 상황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창의성”이라고 했다. 그는 “연구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와 발명을 언급하기 위해 ‘빅(Big)-C(Creativity)’라는 개념을 쓴다”면서도 “나는 작은 창조성, 즉 ‘리틀(Little) C’에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사람이 잡스처럼 빅크리에이티브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작은 창의성은 모두에게 유용할 수 있고 그것은 그들의 삶에 기쁨과 의미·성취감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처음 종이클립을 발명한 것은 ‘빅 C’지만 일상생활에서 종이클립을 이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 낼 때마다 그것은 ‘작은 C’가 된다는 것이다.

레스닉 교수는 부모와 교사가 과도한 개입이나 주입식 교육을 하기보다 아이들이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보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와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실험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역할”이라며 “아이들이 모래성과 그림, 시, 컴퓨터 애니메이션, 로봇 등 모든 종류의 것을 만들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아이들은 무언가를 만들면서 창조적인 과정에 대해 배우고 창조적인 능력을 키운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학생들에게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레스닉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 자신이 틀릴까 질문을 하지 못한다는 말에 “우리는 실수를 통해 배운다. 무언가가 잘못되면 그것은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라며 “우리는 아이들이 실수해도 괜찮다고 느끼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스닉 교수는 유치원처럼 보고 만지고 듣는 교육환경이 창의성을 키우기 좋다는 ‘미첼 레스닉의 평생유치원’이라는 책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미 프린스턴대에서 물리학학사 학위를 받은 뒤 MIT에서 컴퓨터과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땄다. 지난 30여년간 MIT 미디어랩에서 창의적 학습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해왔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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