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이 올해 국내 기업들의 사업환경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30일 온라인세미나를 통해 올해 21개 산업 업황에 대해 모두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측했다.
비금융 부문에서는 석유화학, 건설, 철강, 자동차·부품, 항공운송, 유통, 디스플레이 산업 환경이 ‘비우호적’이라고 분석했으며 금융 부문에서는 캐피탈과 손해보험, 생명보험의 전망이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올해 산업위험 전망을 발표하면서 사업환경과 등급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이 전무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유통과 디스플레이, 손해보험, 생명보험 등 4개 부문은 신용등급 전망에도 ‘부정적’ 꼬리표가 붙었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조만간 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증권업에 대해서는 대체로 중립적이라고 봤으나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투자위험도가 커진 점을 반영해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 이밖에 중·소형 증권사와 나머지 16개 산업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운송업에 대해서는 최근 유행하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로 인해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경우 연간 매출액이 대한항공(003490) 3~4%, 아시아나항공(020560) 4~5%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유산업의 핵심인 정제마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정유사들의 정제마진과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른 부동산 시장 위축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규제 강화와 경기부진이 겹치면서 건설사들의 실적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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