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임단협을 놓고 ‘게릴라 파업’과 ‘부분 직장폐쇄’로 맞서던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다시 마주 앉는다. ‘생산절벽’ 위기 속에 지난해 말부터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던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기로 한 것이다. 특히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이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이어서 이번 교섭에서 생존을 위한 해결책이 도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오는 4~7일 협상타결을 위한 집중교섭을 벌인다.
양측은 집중교섭을 통해 입장 변화를 확인하고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나갈 방침이다. 노조는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노동강도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고정비인 인건비 인상보다는 일시금 600만원과 통상임금 100% 인상을 제안한 상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4일이라는 다소 긴 기간을 교섭기간으로 정한 만큼 충분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교섭은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의 2인자인 호세비센테 데로스 모소스 제조 부문 총괄 부회장이 지난주 부산공장을 방문해 “노사 간 임금협상만 잘 마무리되면 ‘XM3’의 유럽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며 물량배정을 위한 조건을 제시한 이후 노사 간 첫 만남이다. XM3는 르노삼성이 올 1·4분기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신형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로, 국내 판매에 이어 해외 수출까지 이뤄지면 일감부족에 시달리는 르노삼성에 큰 희망이 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이번 집중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노조는 또다시 파업을 택할 수밖에 없는데 지난 파업 때 참여율이 20%에 그치면서 이미 동력을 잃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자동차 시장 환경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노사가 현명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