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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 칼럼] 교육경쟁력과 경제성장

고려대 교수·경제학

디지털시대 교육 질적수준 향상

경제 지속성장 위한 필수적 요소

자사고·특목고 폐지로 퇴보 우려

정부, 보완할 아이디어 고민할 때





정부가 자사고(자율형사립고)와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특수목적고)를 오는 2025년 3월 일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자사고·특목고 폐지에 대한 정부의 주요 요지는 자사고·특목고가 입시 공정성을 저해하고 고교서열화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국민 개인의 관점에서 교육은 미래 국민 삶의 질과 성공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건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교육기회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정책적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급변하는 정보기술(IT) 환경과 산업과 공간을 넘어 국제적 협업 환경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국가경쟁력 관점에서 교육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교육은 국가 백년지대계이고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교육은 국가의 지속성장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19 IMD 교육경쟁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교육경쟁력 종합순위에서 63개국 중 25위를 기록했다. 세부지표를 살펴보면 ‘25~34세 인구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3위, ‘학생 1인당 교육 관련 공공지출(중등교육)’은 4위, ‘중등학교 취학률’은 10위 등으로 상위권인 반면, ‘대학교육’은 49위, ‘중·고교 교사 1인당 학생수’는 48위, ‘영어 숙달도’는 47위 등으로 하위권이었다. 이는 교육의 양적 수준은 높지만 교육의 질적 수준은 낮은 것을 시사한다.

경제성장 연구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인 하버드대 로버트 배로 교수는 2001년 연구에서 교육의 양적 수준 및 질적 수준 모두 인적자본 형성을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하나 교육의 질적 수준이 훨씬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현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하는 전환기이기 때문에 시장은 이런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주도할 디지털 인재를 원하고 있다. 우리 교육 패러다임도 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생체바이오·자율자동차 등 모든 것들이 공간과 산업의 장벽을 넘어 소통되고 연결된다. 이런 디지털 환경에서는 과거보다 국제적 소통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과거에는 기업들의 무역 거래와 정부의 외교적·군사적·경제적 협력 등을 위한 국제적 소통은 수동적이고 최소한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대 디지털 시대에서는 우리 인재들이 구글이나 아마존·애플·페이스북 등 IT 관련 세계적 회사의 인재들과 소통하고 경쟁해야 한다. 또 기업들은 경쟁이 치열한 세계시장에서 상품을 팔기 위해 해외 고객들을 설득해야 할 뿐 아니라 그들의 생활과 문화에 직접 파고들어 그들과 한 몸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하고도 기본적인 요소는 국제적 소통 능력이다.

금융시장에서 애널리스트는 시·분·초를 가리지 않고 매 순간 홍수처럼 쏟아지는 수많은 국제적 정보들을 신속히 분석하며 대처해야 하고 거시경제정책의 국제적 공조를 위해 경제정책 담당자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그리고 각 국가의 중앙은행 정책 담당자들과 소통해야 한다. 외교관과 국제전문가는 환경 보전을 위한 기후협정, 유엔 2030 지속가능 개발목표의 성실한 이행을 위한 국제협력 등 국가 간 협력 파트너십을 위해 끊임없이 공조하고 소통해서 국제적 합의를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다.현대 디지털 시대에서 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은 국가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는 국제적 소통 능력이 취약해 교육의 질적 수준 및 교육경쟁력이 낮다. 자사고·특목고는 그 설립목적이 특화된 교육과 교육의 다양성 추구를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으로서 1992년 설립 이래 국제적 소통 능력을 향상하는 데 기여했다. 정부는 그 설립취지를 살리면서 운영하는 제도를 보완하고 교육기회의 공정성 훼손을 막을 수 있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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