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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집값 내렸는데..." 일괄규제에 불만 폭발

<'규제지역' 또 형평성 논란>

수원 권선 호매실 1억 뛰었지만

낡은집 많은 구운동은 제자리

의왕시도 남부는 수년째 그대로

더 오른 대전 유성·서구도 제외





#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능실마을 20단지는 최근 한 달 새 가격이 1억원 넘게 급등했다. 전용면적 84.67㎡의 경우 지난해 12월 4억4,000만원에서 올해 1월 5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반면 같은 권선구인데도 낡은 아파트가 모여 있는 구운동은 가격 변화가 크지 않다. 코오롱하늘채 전용면적 84.99㎡는 지난해 2억9,000만~3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들어 계약이 체결된 두 건 모두 2억7,000만~3억500만원에 손바뀜이 나타났다. 권선구는 정부가 21일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한 곳이다.

정부가 경기도 수원 권선·영통·장안구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에 추가 지정하면서 규제지역 선정기준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권선구는 동별로 집값 온도차가 큰데 일괄규제가 적용됐다며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대전 유성구·서구 등은 집값 상승률이 높지만 규제대상에서 빠져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규제지역 지정 때마다 반복된 논란이 이번에도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전 빠지고, 수원·의왕도 형평성 논란=우선 수원 권선구는 동별로 집값 온도차가 큰데 일괄규제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수원에서 풍선효과가 뚜렷이 나타난 곳은 교통 호재를 직접 누릴 수 있는 권선구 호매실동, 광교신도시와 인접한 영통구 일대다. 기존 구축 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별반 달라질 게 없어 집값 상승률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일괄규제를 강행하면서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준공된 지 29년 된 구운동 삼환아파트의 한 주민은 “지난해 호매실동 입주로 집값이 크게 떨어진 후 원상 복귀되는 수준으로 집값이 돌아온 정도였다”며 “호매실동처럼 한번에 1억원씩 오른 단지가 없는데 대출규제를 받아야 하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시 전체가 조정지역으로 지정된 의왕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과 가까운 데다 교통 호재를 안은 인덕원역 근처의 포일동 아파트 가격은 급등하고 있는 반면 남부 의왕의 집값은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다. 포일동 ‘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4.98㎡ 분양권은 지난 9일 11억9,01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지난해 10월(9억3,180만원)과 비교하면 2억6,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반면 수원과 인접한 삼동을 비롯해 고천·오전·왕곡동 등 남의왕 지역은 수년째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대전이 빠진 것도 논란이다. 최근 두 달 새 아파트 값이 유성구 4.29%, 서구 3.29% 등 올랐다. 유성구는 지난해 아파트 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신규로 지정된 안양 만안은 최근 두 달 동안 2.91%, 의왕은 2.3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집값이 껑충 뛰고 있는 대전은 제외된 것이다.





◇원칙만 ‘핀셋 규정’… 현실은 논란= 정부는 이번 신규 지정과 관련해 ‘핀셋 규제’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김흥진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광역교통 개선 등 개발 호재로 투자 수요가 몰린 지역 위주로 적용했다”며 “시장이 이상 과열하는 곳에 ‘핀셋 지정’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처럼 동(洞)별 지정이 아닌 구(區)별 지정을 강행하면서 ‘핀셋 규제’보다 ‘포괄 규제’가 됐다는 것이 해당 지역주민들의 평가다. 지자체와 전문가들은 현재 시·군·구 단위로 돼 있는 과열지역 기준을 읍·면·동 단위로 바꿔야 한다고 수차례 건의했다. 같은 구 내에서도 동별로 너무 차이가 나서다. 하지만 정부는 상한제 지역만 동별로 하고 있고 조정지역·투기과열지구 등은 시·군·구 단위를 고집해오고 있다. 구운동 일대 한 공인중개사는 “구축 아파트가 많은 단지여서 가격이 낮은데 규제지역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에 주민들이 화가 나 있다”며 “동별 데이터를 분리해서 보면 확연히 나오는데 어떤 이유에서 구별로 일괄 적용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선정 과정에서 지표보다 정부의 주관이 다분히 반영된다는 것도 문제다. 대전이 빠진 것이 대표적 예다. 한 전문가는 “집값 상승률만 보면 1순위가 대전인데 4월 총선 등 정치적 요인이 고려된 것 같다”며 “수치상으로도 대전 유성구보다 의왕시의 집값 상승률이 낮은데 어떻게 설득할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강동효·권혁준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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