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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마저 스톱…"비행기 세워둘 곳이 없다"

대구·제주지역 등 잇단 운행 중단

운휴 비행기 급증해 주기장 부족

대한항공은 김포로 '분산주기'도

주기료 매달 수천만~수억원 달해





국내 항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동남아 노선에 이어 대구를 비롯한 국내선까지 운항을 중단하면서 멈춰선 비행기들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사들은 중국을 중심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동남아 지역까지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여행수요가 급감해 비행기를 띄우면 띄울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 결국 항공사들은 비행을 멈추고 차라리 비행기를 세워두는 방법을 고육지책으로 택하고 있지만 워낙 많은 비행기가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항공사별로 담당자 회의를 소집해 운휴 비행기 주기공간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여행객 감소로 운휴 비행기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지난해 말 일본 노선 대신 중국과 동남아 노선을 늘렸지만 코로나19 사태 후에는 중국 노선마저 막혔다. 그나마 국내선은 어느 정도 운항이 됐으나 최근 대구·제주 지역 등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국내선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003490)은 이날 ‘대구-제주’와 ‘대구-인천’ 노선 운항을 다음달 28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아시아나 항공도 하루 3번 왕복 운항하던 대구-제주 노선을 왕복 2번으로 줄이고 25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는 아예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제주항공(089590)도 ‘대구-제주’ 노선을 24~29일 한시적으로 운항하지 않기로 했으며 에어부산(298690)도 ‘대구-제주’ 노선을 24일부터 운항 중단한다.



문제는 항공사들의 하늘길이 국내까지 막히면서 비행기를 세워둘 곳조차 찾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제주공항·김해공항의 주기장을 주로 이용한다. 그러나 일본·중국·동남아에 이어 국내선까지 노선 운항을 중단하며 운휴 비행기가 급증해 장소 확보가 시급하다. 대한항공은 운휴 비행기가 늘어남에 따라 인천공항의 주기장이 부족해 김포공항으로 운휴 비행기를 분산시키기도 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운항을 중단하거나 노선을 감축하는 경우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를 3개월 유예해주기로 했지만 항공사들은 사실상 운항을 중단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일본을 못 가더라도 동남아나 중국 노선으로 커버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비행기를 대체노선으로 돌릴 곳이 없어 세워둘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비행기를 세워두는 비용이 고객이 없는 상태에서 운항하는 것보다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행기를 세워두는 것도 공짜는 아니다. 이른바 ‘비행기 주차비’인 주기료를 내야 한다. 유휴 비행기 대수에 따라 각 항공사들이 부담해야 할 주기료는 매달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항공사는 비행기를 격납고로 이동해 정비 스케줄을 앞당겨 정비작업을 실시하는 등 주기장 사용료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비행기 운항이 중단되면 정비 스케줄을 앞당겨 수리를 받게 하는 방식 등을 통해 주기장에 세워두지 않으려고 한다”며 “운휴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기장 확보가 필요하고 결국 비용도 계속 불어나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항공사들은 최악의 상황 속에서 잇달아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에어부산은 이날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고 무급휴직 대상을 모든 직원으로 확대했다. 대표를 포함한 모든 임원이 일관 사직서를 낸 것은 아시아나항공(020560)에 이어 두번째다. 이스타항공의 조종사 노동조합도 이날 경영위기를 분담하기 위해 25%의 임금을 삭감하기로 했고 제주항공도 모든 직원에 대해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경영진은 30% 이상 임금을 반납하기로 했다.
/박시진·박한신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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