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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난항...멈춰선 항공 구조조정

내달 2일께 공식 발표 밝혔지만

인수 땐 자금 추가 투입 불가피

업황 악화에 최악실적까지 겹쳐

HDC, 아시아나 인수도 중단돼

LCC 사장단, 경영자금 지원 등 요청





제주항공(089590)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일단 인수 절차는 중단했다. 오는 3월2일 인수 여부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 작업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늦춰지며 사실상 멈춰 섰다. 일본노선 중단에 이어 코로나19의 영향은 한시가 급한 항공업계 구조조정의 발목을 잡았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날 회의를 열어 이스타항공의 인수 중단을 놓고 논의를 진행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2일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실사 기간을 연장할지, 인수를 중단할지 선택할 수 있다. 제주항공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말 공시한 것처럼 협상 기간은 연장하지만 인수 의지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여부를 놓고 최종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과잉경쟁으로 실적악화의 늪에 빠진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구조조정의 시작으로 분석했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점유율이 12.5%까지 높아져 지각변동이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불매운동에 이은 코로나19 사태는 제주항공을 구조조정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만들어버렸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29억원의 적자를 내며 임원들의 급여 반납, 직원 무급 휴직 등 위기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최악의 실적에 완전 자본잠식 등으로 경영난이 장기화하면서 인수 이후 투입될 추가 자금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이스타항공은 개정된 항공사업법에 따라 국토교통부에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받아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반납해야 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다 해도 정상화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또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로 노선을 축소하고 있어 합병하더라도 오히려 인건비·주기료 등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등 공멸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



HDC(012630)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도 코로나19로 사실상 중단됐다. HDC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미국·중국 등에 기업결합 승인을 신청하며 인수 작업을 오는 4월 중으로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등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검토가 중단된 상태다. 급격하게 위축된 자금조달 시장도 문제다. HDC는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대금 중 일부를 조달해야 하지만, 아시아나의 실적 악화와 재무구조 악화로 금융기관에서 차입이 어려운 상태다. 재무적투자자(FI)를 찾기도 쉽지 않을 뿐 더러 고금리 채권들도 문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초 아시아나항공에 연 금리 7.2%대의 영구 전환사채(CB) 5,000억원을 발행한 뒤 산은은 크레디트론(4,000억원)도 지급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올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은 1조6,000억원에 달해 HDC의 인수 작업이 길어질수록 고금리 차입금 상환이 미뤄져 재정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HDC 내부에서는 계약금을 차라리 포기하며 딜을 중단하는 편이 낫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며 “당분간 항공업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하다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272450), 티웨이항공(091810) 등 LCC 사장단은 이날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공동 긴급 건의문’을 통해 정부차원의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세 가지 지원을 요청했다. 이들은 △무담보·장기 저리의 경영안정자금 지원 △세금 전면 감면 조치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한시적 인상 등을 주장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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