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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SK 측정방식' 벤치마킹...공공기관 '사회적가치' 평가

기재부, 화폐단위 지표 활용

공공기관 측정 정확도 높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공공기관 평가 항목인 ‘사회적 가치 구현’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민간기업인 ‘SK그룹’을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환경오염 해소 등 정성적 가치를 수치화한 SK그룹의 측정 방식을 참고해 공공기관에 맞는 사회적 가치 평가 방법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측정’을 올해 연구과제로 선정하고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연구용역 결과가 공공기관 평가로 이어질지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분석 도구에 대한 연구를 준비 중”이라며 “SK그룹에서 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 측정을 참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을 제시하면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2018년 공공기관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구현’ 항목을 새롭게 추가하고 기존 5점(100점 만점)이었던 사회공헌 배점을 22점으로 대폭 늘린 뒤 2019년 평가에서 24점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 구현 배점 24점 가운데 계량 점수는 7점에 불과하고 비계량 점수가 17점에 달해 객관적 평가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 정책 기조만 맞추면 점수를 주는 ‘코드 채점’이 이뤄지고 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활동에 대한 측정 필요성은 지난 1월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도 제기됐다. 최근 SK그룹을 비롯해 민간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만큼 공공기관도 사회적 가치 측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한 공운위 위원은 SK그룹을 예시로 들며 “사회적 가치나 사회공헌 활동을 했다고 하면 대부분 몇 시간, 얼마나 투입됐는지 관심을 갖는데 실제로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 측정과 관련해 올해 연구과제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관련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SK그룹이 화폐 단위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식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환경·일자리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 결과를 돈으로 환산한 성과 지표를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 예컨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고용·배당·납세 등 경제 간접 기여 성과가 9조8,874억원이고, 공장 탄소 배출로 환경부문에서 6,43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한 공공기관 평가 전문가는 “공공기관은 이미 공익을 위해 설립된 조직인 만큼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민간 기업과 다르다”며 “SK그룹 사례를 그대로 활용할 수 없고, 공공기관에 접목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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