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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수출중단…한계 닥친 대구경북 기업

공장가동 중단·미팅 취소 이어

해외수출 계약마저 '없던 일로'

대경권 피해 기업 600곳 육박

경영난 中企 1,200억 지원 등

경북도, 기업 구제 적극 노력

대구시는 치료·방역에 사활

경북 구미3공단 전경




경북 영천의 완성차 1차 협력사인 S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사흘 동안 공장 문을 닫았다.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직원이 지난달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조업을 전면 중단하고 방역을 실시했다. 이 회사의 전체 직원은 800명에 이른다. 더 큰 걱정은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언제 다시 조업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S사 관계자는 “보건용 마스크 구매가 힘들어 방진용 면마스크에 필터를 끼워 착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이달말이면 소진될 예정”이라며 “확진자 추가 발생으로 공장 가동이 또 다시 중단되지는 않을까 늘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경산의 화장품기업 G사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24일 잡혀있었던 대만 바이어 미팅이 취소된 것을 비롯해 미국 바이어 미팅과 박람회 참가 등 오는 6월까지 모든 출장이 취소된 상태다. 특히 코로나19 발생지역에서 만든 화장품이라는 이유로 4억5,000만원(3만개)에 상당하는 카메룬 수출 예정 물량이 취소됐고, 카자흐스탄 정부가 한국에서 수입되는 물류를 거부하면서 화장품 500개를 수출할 수 없게 됐다. 베트남의 화장품 주문 물량 1,000개도 취소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경북 기업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S사처럼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조업을 중단하는가 하면 수출입 지연과 계약 취소 등이 잇따르면서 피해규모가 산더미처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도가 코로나19 피해접수를 받은 결과 지금까지 405개사가 피해를 신고했다. 방역 및 자가격리자 속출에 따른 조업 일시중단이 40건, 중국 공장의 시설중단으로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는 등 원재료 수입·수출 지연 사례가 173건이었다. 또 조업축소 및 매출 감소 등에 따른 생산라인 감축이 80건, 박람회 등 예약 취소에 따른 관광업계 등의 피해가 17건 접수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이 141건으로 가장 많고 식품 42건, 전자 40건, 기계 30건, 호텔업 11건 등의 순으로 접수됐다. 규모별로는 대기업 6건, 중견기업 24건, 중소기업 375건으로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경북도는 기업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 1,200억원, 소상공인육성자금이차보전 500억원을 확보해 지원하고 있다. 특히 정부 추경에 긴급경영안정자금 1,700억원, 소상공인지원금 2,250억원을 경북에 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업체별 한도·등급제한으로 인해 피해 기업이 금융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만큼 신용등급 조정 및 대출한도를 10∼20% 상향 조정해 줄 것을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등 중앙부처에 건의키로 했다.

확진자 발생으로 조업 중단된 기업에 대해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협조를 얻어 직원 1인당 마스크 10매씩을 지원키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지역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의 경우 환자 치료와 방역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공식적인 기업 피해 집계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집계가 이뤄지면 피해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시가 비공식적으로 기업 피해를 파악한 결과 생산물량조정 58건, 수출·입 애로 89건, 자금난 21건 등 168개사가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제조업 외에도 외출 자제로 도심 유통매장과 상가 등에 손님이 급감하면서 소상공인도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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