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의 대명사 지프(Jeep)라고 하면 대게 ‘랭글러’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터줏대감은 따로 있다. 1974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체로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87년 출시된 랭글러보다 13년이나 먼저 출시됐다. 체로키는 지프가 반세기에 걸쳐 완성도를 높여온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것이다.
체로키를 타고 서울 역삼역에서 경인아라뱃길까지 40㎞ 코스를 달려봤다. 체로키의 첫인상은 사냥감을 잡기 전 가늘게 눈을 뜬 표범을 보는 듯했다. 양옆으로 쫙 찢어진 전면 헤드라이트가 날카로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줬다. 다소 뭉툭한 인상을 주는 랭글러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내장 디자인은 누가 뭐래도 지프다. 담백하다 못해 투박했다. 체로키와 비슷한 가격대의 국내 SUV들이 대형 디스플레이와 고급스러운 소재를 쓰는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기본기는 충실하다. 9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직관적으로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운전석·사이드미러 메모리 기능도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
이제 지프의 진짜 실력을 감상할 때다. 엑셀레이터를 밟고 본격적으로 달려봤다. 묵직한 스티어링 휠, 저속에서도 넘치는 힘은 누가 뭐래도 지프다. 도심을 빠져 고속화도로에 들어선 뒤 가속 페달을 밟자 9단 자동변속기가 부드럽게 속도를 높였다. 최고 출력 195마력, 최대 토크 45.9㎏f·m의 2.2 리터 디젤 엔진은 저속에서부터 고속까지 균질하게 힘을 뽑아냈다. 도심형 SUV를 표방하는 체로키는 고속 안정성이 뛰어난데다 소음도 심하지 않았다.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 여타 지프 차량이 고속에서 풍절음이 심해지고 안정성이 떨어지는 모습과는 달랐다. 코너링 성능도 우수했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아도 지프의 우수한 4륜구동 시스템 덕에 미끄러지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체로키는 비포장도로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도심형 SUV라지만 지프 핏줄을 숨길 수는 없다. 체로키에는 자동·눈길·스포츠·모래 및 진흙 주행모드가 있다. 또 내리막길 미끄럼 방지 기능과 4륜 구동 저속 기능도 탑재됐다. 언제든 오프로드를 달릴 준비가 돼 있는 셈이다.
아울러 체로키 오버랜드에는 각종 편의 및 안전 사양도 두루 탑재됐다. 한층 편안한 주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반자율주행 기능과 승객 안전을 위한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이 적용됐다. 지프 체로키 2.2 디젤 오버랜드의 가격은 5,890만원이다. 이달에는 지프가 할인 행사를 진행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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