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통합당 영입 인사를 대거 당선권에서 밀어낸 ‘배신 공천’ 논란이 마무리됐다. 사건을 주도한 한선교 전 대표는 “경솔했다”고 입장문을 냈고 원유철 신임 대표는 “비례대표 순번 재조정을 23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자유우파를 지지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주에 있었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된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은 지난주 본(本)당인 통합당 인사들을 대거 비례대표 당선권 밖에 배치하는 비례 순번을 발표했다. 통합당 내에서는 ‘반란’이라는 말까지 나왔고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존엄을 짓밟았다”며 비판했다. 미래한국당은 개정 선거법에 따라 도입된 준연동형비례대표제(30석)을 위해 통합당이 만든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이다.
결국 한 전 대표는 사퇴했다. 하지만 사퇴하며 “가소로운 자들이 한 줌도 안 되는 야당 권력을 휘두른다”고 비판한 데 이어 “황 대표가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과 박진 전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했다”는 폭로까지 했다. 이를 두고 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꼬집자 한 전 대표가 사실상 반성문을 낸 것이다. 그는 “한 전 대표는 “저의 경솔함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됐다”며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폭정에 대한 국민 심판에 하나로 나아가야 할 길에서 잠시 이탈한 것에 대해 많은 후회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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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당 지도부의 바통을 이어받은 원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531명의 후보자를 전원 재검토해 23일 공천 심사를 마치겠다고 알렸다. 원 대표는 “첫째, 국민의 마음에 드는 후보를 추천하겠다. 둘째, 민생과 경제, 외교와 안보 등 문재인 정권 실정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후보를 찾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당선권인 20명 가운데 10명 이상이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법적으로는 독립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에 간섭했다는 주장에 대해 “결과가 없었는데 압박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느냐”라고 반박했다. 다만 원 대표와의 소통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여러 의원과 같이 논의하고 있다”며 “미래한국당의 공천 결과를 보기 바란다”고 답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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