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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이후 대비, 소액주주 마음 잡아야

[한진칼 주총 D-1]

양측 우호지분 확보 등 勢 확대

여론공방·소송전 막판까지 치열

직원·자문사·법원 조원태 손들어

'사실상 승패 결정된 주총' 여론도





조원태 한진(002320)그룹 회장과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KCGI·반도건설)이 벌여온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칼(180640) 주주총회에서 일단락 된다. 경영권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는 양측이 제안한 안건이 대동소이한 만큼, 약 3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기타 소액주주들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누가 갖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주총 지분율 측면에서는 양측이 각각 30%대로 팽팽한 가운데 조 회장 측이 소폭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 최근 몇 달 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는 조 회장 측이 명분과 실리에서 승기를 잡은 분위기다. ‘남매의 난’으로 이름 지어진 오너가 간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은 가족인 어머니(이명희)·동생(조현민)과 손을 잡았고, 한진그룹 전현직 직원들의 지지까지 이끌어 내 명분을 잡았다. 여기에 최근 법원이 주주연합측 반도건설의 의결권을 일부 제한했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ISS 등 유력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도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실리도 챙겼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오는 27일 중구 한진빌딩 본관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건, 사내외이사 선임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을 의결한다.

한진칼의 경영권 다툼은 1년 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를 하며 촉발됐다. 조 전 회장이 명확하게 후계 구도를 만들어 놓지 못한 상황에서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그룹을 이끌어 가라”는 유훈만 남겼기 때문이다.



남매 간 간극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조 전무가 1년 2개월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부터다. 조 회장은 동생을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에 선임하며 경영에 복귀시켰다. 조 전 부사장도 어떤 형태로든 경영일선 복귀를 기대했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이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모인 자리에서 “지난 2018년 12월 조 전 회장이 내게 이메일을 보내 앞으로 대한항공은 내가, 나머지 계열사는 대표이사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셨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조 전 부사장은 며칠 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가족 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대기업 가족들 간 경영권 분쟁 만으로도 큰 이슈가 됐던 ‘남매의 난’은 이후 반전을 거듭했다. 가장 큰 반전은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손잡는 ‘사건’이다. KCGI는 지난해 3월 한진칼 주총에서 오너경영을 비판하며 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부결시킨 바 있다. 고 조 회장은 주주들의 손에 밀려난 사상 첫 대기업 총수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한 달 여 후인 4월 별세했다. 또 다른 반전은 반도건설의 등장이다. 반도건설은 한진칼 지분 매입 초기 투자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최근 ‘경영 참여’로 바꾸면서 조 전 부사장, KCGI와 손을 잡았다. 최근 법원이 반도건설 측의 지분 중 5%를 넘는 일부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한 것도 이 같은 행보에 대한 ‘허위공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주연합측은 한진그룹이 오너경영체제에서 벗어나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은 경영능력이 부족하고, 선진화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주주연합측이 사내이사 후보로 김신배 전 SK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등을 추천하고 주주연합 당사자들은 경영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경영권 분쟁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은 상속세 마련을, 강 대표는 경영권 확보 후 지분매각을, 권 회장은 건설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주연합측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연합 주주들이 직접 경영에 나서지 않기로 문서화 한 것은 그런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반면 조 회장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항공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경영자는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라는 입장이다. 한진그룹은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호소문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미증유의 위기 상황을 맞아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대부분의 항공기들이 멈춰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수송보국의 일념 하나로 대한민국의 땅길과 하늘길을 개척해 온 한진그룹이 경영 안정성을 도모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30년 이상의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가진 현 경영진 체제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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