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택을 개발·운영하는 스타트업인 MGRV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털 5곳으로부터 50억원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MGRV는 조만간 종로와 신촌과 같은 핵심 상권에 대규모 공유주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MGRV는 현대그룹 3세인 정경선씨가 이끌고 있는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에서 지난해 스핀오프한 곳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GRV가 최근 약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메가인베스트먼트·서울투자파트너스·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이에스인베스터·더웰스인베스트먼트 등 5개사가 참여했다. MGRV가 외부 투자사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GRV는 공유주거 브랜드인 ‘맹그로브(mangrove)’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신촌과 같은 핵심 상권에 대규모 공유주거 부동산을 개발하고 있다. MGRV는 ‘따로 또 같이’ 사는, 이른바 코리빙(co-living) 형태의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개인 공간은 물론이고 라운지와 업무공간·운동시설 등 공용공간을 함께 제공하는 형태다. MGRV는 오는 6월 종로구 숭인동에 맹그로브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투자사들은 MGRV의 상품 기획력과 부동산 사업 경험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MGRV는 지난해 HGI에서 독립하기 전부터 관련 사업을 진행해왔다. HGI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외아들인 정경선 대표가 이끌고 있는 투자사로 지금까지 부동산 개발과 소셜벤처 투자를 양대축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HGI는 정 대표가 이끄는 또 다른 비영리 사단법인인 루트임팩트와 함께 코워킹 스페이스인 헤이그라운드 개발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성수동을 사회적 기업이 모여 있는 ‘소셜벤처밸리’로 구축하는 역할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공유주택 개발 사업은 미국과 영국·싱가포르·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의 핵심 도시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라며 “국내 기관투자가들 역시 최근 이 산업의 높은 성장성과 안정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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