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별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메모리반도체 업계가 서버용 반도체 판매 확대로 매출 반등을 노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증가로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등 서버 업체들의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회계연도 기준 2·4분기(12~2월) 실적발표에서 “데이터 센터 시장에서 클라우드와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의 강한 수요 덕분에 이번 분기에 혜택을 봤다”며 “코로나19로 전자상거래와 재택근무 수요가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올 2·4분기 매출은 48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58억4,000만달러 대비 줄기는 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 확대로 마이크론이 판매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시장 가격이 올 들어 5~10%가량 상승한 덕분으로 보고 있다. 서버용 메모리반도체는 저전력이 핵심인 모바일용 반도체 대비 높은 안정성이 요구돼 개당 판매가격이 높은 편이다. 마이크론은 스마트폰이나 TV 판매량 하락 등으로 감소가 예상되는 반도체 출하 물량을 서버용 반도체 공급 증가로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서버 업체들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이미 확보한 메모리반도체 재고물량 소진을 위해 구매를 줄였지만 올 들어 5세대(5G) 상용화 등 클라우드 수요 증가로 반도체 구입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또한 올해 서버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애초 기대를 모았던 5G 스마트폰 판매량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저조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버용 수요 증가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이달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생산한 서버용 D램 공급 계획을 발표하는 등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2) D램 등 서버용 초고성능 반도체 공급을 확대해 수익 반등도 노린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또한 26일 보고서에서 서버용에 주로 사용되는 메모리반도체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이 올 2·4분기에 5~10%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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