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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침체·반등 가능성 모두 고려...은행·화학·제약주 같이 노려볼만"

■혼돈의 증시, 투자 어떻게

증권사 예상 코스피 1,300서 2,000까지 넓게 포진

美·유럽 코로나 장기화 여부·치료제 개발 등 변수속

낙폭과대주, 실적방어 IT·인터넷 업종도 매력 커져





“요즘에는 기업의 실적 전망을 물을 때가 가장 곤혹스럽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악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지만, 어느 정도의 깊이인지는 판단하기가 어렵고 하더라도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느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말이다. 1,4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가 1,700선까지 급반등하면서 바닥 논란 등 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증권사들도 현재 약세장의 원인인 코로나 19 글로벌 확산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전망이 쉽지 않다고 말을 하고 있다. 분명 국내 증시의 체력(펀더멘털)에 비해서는 저렴하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기는 하지만 코로나 19가 가져올 파급력은 이성적인 판단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도 4월 증시에 대해 전망을 하고는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자신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증권사마다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에 전망도 다소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최근에는 그 차이가 눈에 띄게 벌어지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증권사들이 제시한 이달 코스피 지수의 예상 밴드를 보면 더욱 명확히 나타난다. 밴드를 제시한 증권사 중 코스피 지수 상단과 하단의 차이가 가장 큰 곳은 부국증권이었다. 부국증권은 이달 코스피 지수 범위를 1,300~1,900포인트(P)로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500~1,800P, KB증권은 1,590~1,900P, 교보증권은 1,600~1,800P에서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코리아에셋증권은 코스피 밴드 하단을 1,700선으로 그리고 2,000선을 코스피 지수의 상승 한계선으로 예상했다.

증권사들의 예상 밴드를 통해 보면 대체로 지난달 최저점이 코스피 지수의 바닥으로 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진짜 바닥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대부분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코로나 19의 글로벌 확산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단기 저지선 역할을 하겠지만, 코로나 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조짐이 보인다면 ‘패닉셀(공포 매도)’이 반복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지수 하락은 단기 저점을 확인한 정도로 보면 된다”며 “아직 코로나 19의 확진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진바닥’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는 3가지다. 우선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을지 여부다. 이달 안 정점을 거쳐 신규 확진자 수 감소세를 볼 수 있다면 증시가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날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코로나 19 치료제 후보로 거론되는 약품들이 실효 여부도 중요하다. 렘데시비르와 더불어 말라리아 예방·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치료제 후보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달 중 일부 약품의 임상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지표가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지수에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대부분이지만 만약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라면 추가 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19 사태 이전만 해도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가 120조원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110조원대까지 하향 조정됐다. 감익 국면이 연장될 경우 기업의 실적 바닥은 하반기로 넘어가게 되고 이럴 경우 증시 반등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세 전환 여부도 변수 중 하나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간 외국인 매도세가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그리 높게 보지 않고 있다. 외국인이 돌아오려면 미국 증시가 안정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순매도 강도는 이전보다 약화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증시 반등시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전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1~2개월가량 더 지속되겠지만 그 사이의 이탈 자금은 증시안정기금 등으로 상쇄가 가능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가 경기 침체와 반등의 갈림길에 서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우선 이를 반영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저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다가올 수 있는 경기 개선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화학이나 은행 업종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한편 코로나 19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제약·바이오 주를 동시에 꾸리는 식이다. 아울러 낙폭과대주와 코로나 19 확산 아래에서도 실적을 방어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인터넷업종도 눈여겨볼 만하다는 조언이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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