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경비원 등 직원들에게 상습 폭행·폭언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 전 이사장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직원들을 괴롭힌 전형적 ‘갑을관계’ 범죄라는 것이다.
검찰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권성수·김선희·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이사장의 결심 공판에서 이 같이 구형했다. 심리에서 검찰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상습 폭행하고, 피해자들은 생계 때문에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전형적인 ‘갑을관계’에서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은 생계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수 없어 폭력과 욕설을 참았다며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든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 폭력을 행사할 합리적 이유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운전기사 등 9명에게 22차례에 걸쳐 소리를 지르며 욕하거나 손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의 전 운전기사가 폭언과 욕설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하며 녹음파일을 공개해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그는 서울 구기동 도로에서 운전기사가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로 차 다치게 했다.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는 경비원에게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전지가위를 던졌다. 특히 지난해 4월엔 인천 하얏트 호텔 증축공사 현장에서 서류를 집어던지고 직원의 등을 밀치는 등 행패를 부리는 영상이 공개되기까지 했다.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해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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