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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이슈] 홍새로이·펭수·쓰앵님까지…"아니 후보님들 '저작권' 몰라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측이 SNS에 게재한 ‘홍새로이’ 패러디 이미지 /사진=인스타그램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자들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각종 패러디물과 로고송 등을 사용하고 있다.

각종 아이디어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일부 후보들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저작물을 사용하거나 패러디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후보들은 해당 저작물을 삭제하거나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저작권자들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4.15 총선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선거 홍보용으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박서준)를 패러디했다. 그는 드라마 주인공의 삶과 자신의 인생 궤적이 같다고 홍보하며 ‘홍새로이’라는 별명을 스스로 공개했다.

그러나 ‘이태원 클라쓰’ 웹툰 원작자이자 드라마 대본을 집필한 조광진 작가가 7일 SNS를 통해 “저작권자로서 ‘이태원 클라쓰’가 어떠한 정치적 성향을 띠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홍새로이’ 홍보물은 사전 협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밝혀졌다.

이에 홍 전 대표 측은 총선용 ‘홍새로이’ SNS계정과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는 “해당 홍보물은 지지자들이 제작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조광진 작가가 거부 의사를 밝힌 후 작가의 의견을 존중해 홍보물을 모두 내렸다”고 말했다.

EBS 캐릭터로 전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펭수 캐릭터도 무단으로 선거 홍보에 사용됐다. 거리 유세 현장에 펭수와 유사한 인형탈을 쓴 인물이 등장하는가 하면, 펭수 얼굴에 특정 후보의 얼굴을 합성해 선거사무실을 홍보하기도 했다. 특히 ‘with 펭수’라는 문구까지 넣어 펭수가 해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EBS 측은 펭수가 특정 후보 및 정당을 지지하는 선거운동에 쓰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발생하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BS가 최근 늘어나고 있는 펭수 관련 저작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 보호 전문 로펌과 저작권 침해 단속 계약을 맺은 만큼 단속은 철저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유세 현장에 등장한 ‘가짜 펭수’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배우 김서형과 래퍼 마미손 또한 특정 정당의 홍보물에 무단 사용돼 발끈했다. 김서형은 자신이 출연했던 JTBC 드라마 ‘SKY캐슬’ 속 김주영 캐릭터로 선거물에 쓰였고, 마미손은 자신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와 함께 히트곡 ‘소년점프’를 개사해 패러디한 현수막이 홍보에 사용됐다.

이들의 각 소속사 측은 소속 아티스트가 어떠한 정당이나 후보의 선거 홍보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아티스트와 관련된 이미지와 저작물을 정치적으로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선거철마다 각종 패러디들이 사용되는데 이들이 모두 처벌받지 않는 이유는 저작권법이 친고죄(범죄의 피해자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저작권법 제140조에 따라 저작권자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처벌받지 않게 된다. 하지만 여러 대중문화인들이 직접 불편한 심경을 밝히며 강경 대응을 시사하는 만큼 법적 책임을 요구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마미손의 곡을 개사해 사용한 후보 측의 경우 “내부적으로 검토했을 때 이 곡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마미손의 이익에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며 법적으로 허가받지 않아도 된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이는 원저작자의 허락 없이 원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는 저작권법 제35조의3(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러나 가사의 경우 저작권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저작물로 이 법조항의 경우와는 다르다. 선거로고송의 경우에도 저작권법 제46조(저작물의 이용허락)에 의거해 원저작자인 작사, 작곡자에게 사용 허락을 받아 개사 및 편곡한다. 또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사용할 선거로고송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접수해야 한다.

선거 홍보용 패러디나 로고송으로 많이 쓰이는 것이 시대별 인기의 척도가 될 수도 있지만, 정치적 활동에 쓰이는 것은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몸을 사리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지난해 유산슬이라는 예명으로 트로트 가수로 활동한 유재석이 부른 ‘사랑의 재개발’은 이번 총선 인기송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합정역 5번 출구’는 작사가로 이름을 올린 유재석이 허락을 해주지 않아 로고송으로 쓰이지 않고 있다. ‘합정역 5번 출구’의 공동 작사를 맡은 이건우 작곡가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와 박현우 작곡가가 허락한다고 해도 유산슬 씨가 안 해주면 안 되는 건데, 유산슬 씨가 자기는 웬만하면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향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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