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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방랑식객 임지호 "영화 공개 미뤄진 것도 다 운명입니다"

김순규 할머니와 10년의 시간 담은

영화 '밥정' 코로나 탓에 개봉 연기

"가족에게 바치는 따뜻한 시 한 편"

14개 영화제 초청 등 호평 쏟아져

임지호 셰프./강화=이호재기자




“영화 개봉이 미뤄졌지만 어쩌겠어요. 이것도 다 운명이라 생각하면 괜찮습니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의 여행에서 만나 어머니와 아들의 특별한 인연을 맺은 김순규 할머니와의 10년의 시간 속 ‘밥’으로 이어지는 ‘정’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 ‘밥정’의 개봉 연기에 임지호 셰프는 무심한 듯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영화를 찍는 줄 몰랐다. 평소 자주 같이 다녔던 박혜령 다큐멘터리 감독이 그냥 기록하려고 찍는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고 말하며 여전히 무심함을 이어나갔다. 그는 평소대로 해오던 방랑을 했고 카메라는 묵묵히 이 과정을 그대로 담아냈다. 그 과정에는 임 셰프가 다녔던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한반도 4계절의 변화와 산과 바다, 들판과 계곡 등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도 함께 담겼다. 특히 영화의 주요 촬영지인 지리산 골짜기에 위치한 ‘단천마을’의 따뜻한 봄날부터 추운 겨울날 눈이 소복하게 쌓인 소박한 풍경은 어머니의 그리움을 더해 관객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하지만 영화를 직접 본 소감에 대한 질문에 임 셰프는 “사실은 나 영화보고 많이 울었다. 뭉클한 면이 많이 있더라”면서 이어왔던 무심함을 던져버렸다. 그는 “영화를 보고 나서 그동안 그리움에 사무쳤던 마음이 녹아내렸다”며 “애달팠던 마음도 많이 평화로워졌다”고 덧붙였다.

영화 ‘밥정’




영화 마지막에 그에게 세 번째 어머니인 김순규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임 셰프는 세 명의 어머니를 위해 3일 밤낮을 쉬지 않고 요리하며 진심을 담은 한상차림을 준비한다. 관객들의 마음을 치유할 이 장면은 결국 임 셰프의 마음을 먼저 어루만져 준 셈이 됐다.

영화 ‘밥정’은 한국 개봉이 아직 미뤄진 상태지만 해외에서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밥정’은 세계 최고 권위의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핫독스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비롯해 시드니 영화제,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DMZ 국제다큐영화제 등 국내외 14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북미의 아시아 영화 전문 매체인 AMP 선정 ‘2019 베스트 아시아 다큐멘터리 톱20’에 이름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토론토 가디언은 ‘밥정’을 핫독스 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에 초청된 234개 작품 중 ‘꼭 봐야 할 작품 톱10’으로 선정했다.

국제영화제에서 ‘밥정’을 본 외신들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 한 편을 가족에게 바치듯이 임지호 셰프를 통해 음식의 치유력을 보여준다” “공감과 인간애로 가득 채운 85분. 눈물을 흘리게 하는 감동을 선사한다”며 호평했다.

임 셰프는 “영화가 미뤄진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암울한 시대에 사람들 마음에 따뜻함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개봉예정일로 꼽히는 오는 5월은 어버이날 등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영화가 주려는 메시지가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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