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보험이 지난해 344억원의 흑자를 내면서 10년 만에 성과급을 제대로 지급했다. KDB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 4수에 도전 중인 가운데 매각을 앞두고 사측이 전 임직원에게 포상과 격려 차원에서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 17일 경영진을 비롯한 전체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산은 인수 이후 당기순이익 최대치를 달성한 덕이다. 내부적으로도 성과급이라 할 만한 지급이 이뤄진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는 분위기다. 앞서 KDB생명은 2018년 당기순이익 64억원을 달성하며 인수 후 처음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흑자 규모가 적어 성과급도 미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 관계자는 “당기순이익 규모에 따라 성과급 지급 여부와 규모가 결정되는데 지난해 성과급 규모가 적었다”며 “올해는 전년보다 훨씬 큰 금액이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KDB생명은 지난 10년간 만년 적자로 임직원들에게 제대로 된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했다. 산은은 2010년 금호그룹 부실로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500억원 PEF를 조성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산은 인수 이후 KDB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010년 1,671억원 손실에서 2011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2016년과 2017년 각각 101억원, 767억원 손실을 냈다. 그 사이 산은은 세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성과급 지급을 두고 KDB생명 매각 작업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본다. 실제 KDB생명 매각을 추진 중인 산은은 최근 사모펀드(PEF)인 JC파트너스를 비롯해 잠재 매수자들의 실사작업을 진행했다. 산은은 조만간 매각을 위한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KDB생명 노조가 성과급 지급과 매각 이슈를 두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노사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임원·부서장과 일반 직원 간 성과급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전체 조직원의 90%에 해당하는 일반 직원에게 돌아간 성과급은 전체의 38%에 불과한 반면 관리자급 이상이 전체 성과급의 60%가량을 독식했다고 주장했다. KDB생명 노조는 “고통분담에 일조한 조직원들을 생각했다면 이번 성과급 배분은 불합리하다”고 꼬집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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