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지난 4월 자동차 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이날 주요 자동차업체의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한 결과 4월 신차 판매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9% 늘어난 2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한 3월의 143만대보다 39.8%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월간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지난 2월 79.1%, 3월 43.3% 감소했었다.
4월 들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판매장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환경기준 완화는 물론 보조금을 지급을 늘리고 대출이자를 낮추는 등 자동차 구매 촉진책을 총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측은 “하반기에는 작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해외 코로나19 확산세의 영향이 변수”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차(005380)는 현지 시장의 상승 분위기 속에서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며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우선 국내에서의 인기로 ‘실력’이 입증된 8세대 쏘나타를 2·4분기 내에 투입한다. 현대차가 공들여 개발한 3세대 플랫폼이 최초로 적용된 쏘나타의 등장에 현지 언론들은 “구식 플랫폼과 기술은 지난 몇 년 간 현대차의 점유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라며 “3세대 플랫폼을 통해 개선된 안전성과 고효율, 정밀 제어 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쏘나타에 이어서는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한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인다. 아반떼는 중국에서 단일 차종으로는 현대차 차량 중 역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검증된 모델. 현대차는 상품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신형 아반떼가 현지 판매량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내 중국 전략 다목적차량(MPV)도 예정돼 있다. 스타렉스·카니발과 유사한 미니밴 타입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대차가 수 년 간 개발에 공을 들인 차량이다. 현대차는 이어 ix35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연내 현지에 출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를 끌어당길 계획이다.
최근 수 년 간 중국 시장에서 고전한 현대차는 올해를 반등의 원년으로 삼고 잃어버린 점유율을 되찾아오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문제는 ‘브랜드’ 가치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현지 브랜드가 품질에서도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 유럽이나 일본 회사들과의 경쟁에서는 밀리는 현실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현지의 관심이 쏠린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 년 간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정책을 폈는데, 올해부터는 ‘가격 전쟁’이 아닌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올해 출시되는 신차들의 활약과 투입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베이징=최수문특파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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