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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전통 도자기 브랜드 ‘광주요’가 ‘브랜드K’를 단 이유

"BIO·ICT 기업에 밀려 정부 수출지원 사각지대"

전통 도자·주류로 유일하게'2기 브랜드K' 선정

BTS 콜라보·3D 프린팅 활용 그릇 등 판로 개척

지난 2일 코엑스에서 열린 ‘브랜드K’ 품평회에서 광주요 관계자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유튜버 씬님, 대도서관, 소프, 방송인 김태진에게 화요25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요




1963년부터 한국 전통 도자기를 만들어 온 ‘광주요’가 바이오·ICT 기업들이 주를 이룬 ‘브랜드K’에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더불어 광주요가 만드는 증류식 소주인 ‘화요’도 함께 브랜드K 달고 글로벌 시장에 국가대표 격으로 뛰게 됐다. 이미 국내에서는 상당한 인지도를 갖춘 광주요가 왜 브랜드K 달기에 뛰어 들었을까?

지난 2일 중소벤처기업부는 1기 39개 제품에 이어 ‘2기 브랜드 K’ 81개 제품을 선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우수하게 극복하면서 국내 방역·진단 관련 바이오, ICT 기업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 워크스루와 같이 코로나19 사태를 대응한 제품이 두각을 보였다. 공통적으로 브랜드K 로고를 붙여 수출 박람회 참여 등 정부로부터 판로를 지원받는다.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제품 바로 토종 도자기 브랜드 광주요였다. 사전심사를 통과한 150개 후보 제품 중 품평회 당일 온라인 국민 투표에서는 최다득표를 기록했다.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프리젠테이션한 결과였다. 광주요는 조태권 회장을 중심으로 전 회사가 나서 이번 브랜드K 선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광주요가 브랜드K가 필요로 한 건 바로 수출 지원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광주요 관계자는 “해외 도자기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해 가는데 품질 좋은 한국 그릇은 해외 시장에 브랜딩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그간 정부의 수출 지원 사업은 바이오, 헬스, ICT 등 새로 등장한 산업군을 중심으로 이뤄져 광주요 같은 전통을 지키는 업체는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1963년 사라져가는 도자 문화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장인들이 모여 만들어진 게 광주요다. 58년간 자리를 지켜왔지만 해외 그릇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미 국내 시장의 70% 이상은 잠식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그릇 코너를 가도 한국산 식기는 한 매장이 편집숍처럼 모아 놓을 정도로 밀려난 게 현실이다. 이름은 널리 알려져있지만 정작 판로는 갈수록 좁아졌다.

지난해 10월 광주요와 방탄소년단(BTS)이 협업해 제작한 ‘BTS 홍매화 시리즈’를 처음 선보이기 위해 광주요 가회점에 설치된 팝업스토어 /사진제공=광주요




광주요도 물론 지난해부터 방탄소년단(BTS)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MAP OF THE SOUL : PERSONA’ 앨범 커버의 하트 라인을 따라 피어난 매화 문양을 활용한 ‘BTS 홍매화 시리즈’, BTS로부터 영감을 받은 ‘BTS 컬러 시리즈’ 핑크·퍼플도 출시했다. BTS의 굿즈처럼 여겨져 일시적은 품절 대란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특별 제품을 제외하고 일반 상품을 수출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올해 해외 박람회는 전부 취소돼 도자 제품을 선뵐 기회조차 사라졌다. 화요는 주류이다 보니 수출 지원 품목에 들지도 못했다. 해외에서 비싼 값이 팔리는 초록병 소주들에 비해 기반도 너무 약했다. 화요의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다. 광주요 관계자는 “품질을 믿고 화요를 수출하려고 해도 해외 바이어들은 국내에서 얼마나 팔리는지를 묻곤 주저한다”면서 “광주요도 아마존 온라인 몰에도 입점하고 해외 박람회에서 한국 전통의 은은한 분위기가 높이 평가됐지만 수출에 대한 모멘텀은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광주요는 이번 브랜드K 선정을 계기로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 브랜드와 겨루기보다 글로벌 시장으로 직접 나가서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토마스 켈러, 코리 리 등 해외 스타 셰프에게도 사랑볻고 있는 한결 시리즈는 3D 프린팅 기술력도 더 해져 경쟁력을 높였다. 장인의 수공예로 소량 제작만 가능하던 작업을 레이저 스캐너로 삼베 문양을 본 뜬 후 그래픽으로 모형을 잡고 3D 프린터로 원형을 제작해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브랜드K를 기반으로 한결 시리즈처럼 다양한 전통 문양과 패턴, 컬러를 연구 개발하며 한국 도자의 위상을 더욱 널리 알릴 방침이다.

광주요 관계자는 “‘인지도 있고 업력도 오래된 회사가 왜 브랜드K가 필요할까’ 의아해하는 반응에 광주요 같은 업체가 정말 브랜드K를 달아야 한다고 답할 수 있다”면서 “전통이란 이미지에 발목 잡혀 성장 동력이 부족했는데 브랜드K를 계기로 세계로 나아가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브랜드K를 달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결 시리즈’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특유의 삼배 질감을 본 떠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진제공=광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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