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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TSMC와 SMIC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되나

TSMC, 美에 120억 달러 들여 파운드리 공장 건설

SMIC, 올해 설비투자액 43억으로 34% 늘려

삼성은 선단공정 경쟁력 높지만 물량 확보 차질 우려

파운드리 1위 노리는 삼성 입장에서는 샌드위치 신세 될 수도

SMIC 상하이 본사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가 올해 설비투자액을 기존 전망치 대비 34% 늘리며 점유율 확대에 고삐를 죈다. 대만 TSMC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미국 현지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탈(脫) 중국’ 행보를 보이는 와중에 자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를 공략하기 위한 SMIC 측의 복안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는 미국 업체와, SMIC는 자국 업체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어 삼성전자(005930)의 파운드리 전략에도 어느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MIC는 올 1·4분기 실적 공개 자리에서 “올해 설비투자액(CAPEX)으로 43억 달러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11억 달러 늘어난 수치다. SMIC의 1·4분기 매출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등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자국 팹리스 발주 물량의 안정적 확보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9억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SMIC가 현재 주력인 14나노 공정을 7나노 공정으로 ‘퀀텀점프’ 하기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수다. SMIC가 올 연말께 7나노 공정의 반도체 양산에 성공할 경우 올해 5나노 공정 제품을 내놓을 TSMC·삼성전자 등 선두업체와의 기술격차가 2년 이내로 좁혀진다. 추가적인 공정 업그레이드와 관련해서는 미국 제재에 따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제한 등의 변수가 있긴 하지만 일부 하이엔드 제품을 제외하고는 7나노 공정만으로도 웬만한 반도체 양산에 문제가 없다.



업계에서는 SMIC의 이 같은 공격적 투자 배경으로 화웨이의 지원을 꼽고 있다. SMIC는 글로벌 2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의 14나노급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 710A’를 양산하는 등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제재로 대만 TSMC에 물량 발주가 어려워진 화웨이가 자국 파운드리 이용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SMIC 측에 호재다. 올 1·4분기 SMIC의 매출에서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1.6%로 전년 동기 대비 7.7%포인트 늘어나는 등 중국 반도체 생태계에서 SMIC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SMIC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홍콩 시장에 상장돼 있는 SMIC가 올 초 6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자금을 꾸준히 끌어모으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31억1,600만달러)을 훨씬 웃도는 금액을 올해 설비투자에 쏟아붓기 때문이다. SMIC는 본사인 상하이를 비롯해 중국 내에 9개 공장을 운영 중이며 각 공장이 자리한 지방정부로부터 상당규모의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받고 있다. 상하이 시정부 등이 SMIC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반도체 굴기’를 위해 SMIC의 성장이 꼭 필요하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는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2인 3각’ 체제로 돌아가는데 미국이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중국 팹리스 간의 협업에 딴지를 걸고 있어 자국 파운드리 육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팹리스 분야에서는 세계 정상급인 하이실리콘을 보유한 만큼 SMIC의 기술력도 세계 정상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반도체 굴기가 가능하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D램 시장에서는 CXMT가 연내 17나노급 D램을 양산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YMTC는 128단 낸드플래시 제품을 올 연말께 양산한다는 계획이라 조금씩 성과가 나고 있다.

TSMC 대만 본사


한편 TSMC는 120억달러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5나노 공정 기반의 반도체 양산이 가능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전날 밝혔다. 공장 건설 작업은 내년에 시작하며 2024년 가동이 목표다. 이번 TSMC의 파운드리 공장 건설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공급 사슬망 안정화 정책 때문으로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업체들과의 협업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반면 화웨이 등 중국 업체와의 협업은 줄 수밖에 없어 SMIC의 중국 내 수주 물량은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TSMC와 거래가 끊긴 중국 팹리스 물량을 수주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지만 삼성 또한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반사이익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오스틴 현지 파운드리 공장 추가 투자로 TSMC와 경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정에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장비를 도입하는 등 선단공정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주요 팹리스 사업자들의 물량을 따내지 못할 경우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타격을 입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기술도용과 정부의 묻지마 지원 등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TSMC 따라잡기도 버거운 삼성 입장에서는 SMIC의 추격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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