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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갈등 골 깊은 금감원, 변화 바람 불까

부원장보 30% 보감원 출신 임명

한은 계파와 동수로 '파격' 구성

부원장도 보감원계 김동성 유력





금융감독원의 임원급 쇄신 인사가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보험감독원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그간 금감원 부원장보 자리에 한국은행 출신이 많이 임명됐는데 이번 인사를 통해 한은 출신과 보감원 출신 부원장보 수가 이례적으로 같아졌다. 윤석헌 금감원장의 임기 1년을 앞둔 상황에서 내부 숙원 과제인 계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출신보다 능력 중심으로 임원을 기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조만간 단행될 부원장 인사에서도 보감원 출신 인사의 승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계파 갈등의 골이 깊었던 금감원 조직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감원 부원장보 10명 가운데 보감원 출신은 김동성 은행 담당 부원장보, 박상욱 보험 담당 부원장보, 조영익 소비자피해예방 부원장보 등 3명이다. 한은 출신 부원장보는 김종민 기획·경영 부원장보, 이진석 전략감독 부원장보, 이성재 중소서민금융 부원장보 등 3명, 증권감독원 출신은 김동회 금융투자 부원장보, 장준경 공시조사 부원장보, 박권추 회계 담당 전문심의위원 등 3명, 신용관리기금 출신은 정성웅 소비자권익보호 부원장보 1명이다.

보감원 출신과 한은 출신 부원장보의 동수 구성은 금감원 내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감원은 지난 1999년 한은과 증권감독원·보감원·신용관리기금 통합으로 출범한 후 각각 4대3대2대1의 출신 비율로 임원·국실장급 구성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2000년 입사한 금감원 공채 1기는 현재 팀장급으로 국·실장급 이상에는 여전히 업권 칸막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올 3월 부원장보 승진 인사에서 윤 원장이 20년간 유지되던 암묵적 룰을 깨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새로 선임된 5명 중 두 자리가 보감원 출신에 돌아간 것이다.



보감원 출신 부원장보의 약진은 내부 계파 갈등을 줄이려는 윤 원장의 시도라는 분석이다. 윤 원장 취임 이후에도 금감원은 임원 인사를 포함해 국·실장급 이상 인사 때마다 출신으로 인한 내부 갈등을 겪어왔다. 이번 부원장보 인사 직전에 단행된 국·실장급 인사에서도 한은 출신이 업권 구분이 없는 부서장 자리를 꿰차면서 내부 불만이 높아진 바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부원장보 인사의 경우 출신이 아닌 능력에 힘을 실은 것”이라며 “통합 이후 공채 입사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계파를 탈피한 쇄신 인사를 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 부원장 인사도 이르면 이달 말께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 3월 임명된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제외한 부원장 3명이 모두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에는 김근익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은행·중소서민금융 담당 부원장에는 김동성 부원장보가,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에는 김도인 전 금감원 금융투자담당 부원장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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