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공격적인 경기 진작에 나서면서 지구온난화를 더 가속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19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A&M대의 이경선 박사는 지난 12일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박사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경기 진작이 최고의 화두로 부상하면서 기후변화가 각국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올 3월 초부터 자동차 산업의 연료 경제성 및 배출 표준을 완화하고 코로나19로 산업이 위기에 처할 경우 규제 집행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석유 업계도 온실가스 배출 및 오염에 대한 보고를 중단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이 박사는 이로 인해 각 지방정부에서 추진 중인 기부변화 적응 프로젝트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방파제를 개선하려 했던 계획이 중단됐고 마이애미 비치에서 진행 중이던 도로 고도화 계획이 내년 예산 확보를 장담하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중단되면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언제 다시 추진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큰 문제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박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19도 기후변화와 마찬가지로 전 지구적인 위기라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영규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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