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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패권전쟁 가열…고민 깊어지는 삼성

美 파운드리 공장 확대 가능성

중국엔 '중요한 시장' 메시지

미중 리스크 최소화에 총력전





10조원을 들여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극자외선(EUV)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을 짓겠다는 삼성전자의 결정은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나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 공급망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자국 내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미국의 공세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 중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업체인 화웨이의 연결고리를 끊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는 자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에 22억5,000만달러(약 2조7,700억원)를 투자하는 등 기술 자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를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한·미·중 정부를 모두 만족시키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인 셈이다.

당장 발등의 불은 미국 파운드리 공장 추가 투자 여부다. 이미 대만 TSMC는 미국의 요구에 부응해 미국 내 신규 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TSMC는 120억달러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5나노 기반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내년에 착공해 오는 2024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TSMC를 맹추격하는 삼성전자 역시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TSMC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이 가동에 들어갈 경우 TSMC의 주요 고객인 애플·퀄컴·AMD·엔비디아·브로드컴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지금보다 TSMC에 주문을 더 늘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삼성전자 역시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이들 미국 업체의 물량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오스틴 공장 확장으로 맞불을 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미국 정부도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 확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11나노 제품까지 만들 수 있다. TSMC가 미국에 5나노 공장을 짓는데다 향후 미국 업체들의 주문이 5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제품에 몰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삼성전자도 미국 내 5나노 이하 공정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 확장보다는 기존 라인을 EUV를 적용한 5나노 라인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7~19일 코로나19 사태 후 글로벌 기업인 중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며 ‘중국은 중요한 시장’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상태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와중에도 중국 내 반도체 관련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150억달러(약 18조5,000억원)를 추가 투자해 시안 반도체 2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이번 평택 EUV 라인 투자는 한국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 부응하는 측면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욱 강력히 육성해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가장 크게 충돌하는 분야가 반도체”라며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이자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강대국들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맞추는 투자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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