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황금연휴 기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이 예상만큼 늘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소비심리는 여전히 위축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신한·삼성카드 등 8개 주요 카드사에 따르면 지난 4월30일부터 5월6일까지 일주일간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9조968억원으로 집계됐다. 약 한 달 전인 4월2일부터 8일까지 승인액 8조3,220억원과 비교했을 때 9.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부적으로 5월 초 연휴 기간 온라인에서 2조1,670억원을, 오프라인에서 6조9,299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4월 첫주에 비해 온라인은 7.4% 늘고, 오프라인은 9.9%가량 증가했다.
이례적으로 긴 연휴였던 점을 고려하면 전체 카드 이용실적과 오프라인 이용실적이 한 달 전 평일과 비교해 크게 늘지 않은 셈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4월30일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에 그동안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해 보복소비가 일어날 것으로 봤다. 방역당국도 지난 6일부터 전 국민적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일상적인 활동을 재개하는 생활방역으로 일찌감치 전환을 예고했다. 그러나 카드 이용실적이 전달에 비해 9%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이례적으로 휴일이 길었던 점을 고려하면 보복소비는 없었다는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 역시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금 당장은 국민들이 지원금을 사용기한 내 소진하기 위해 재래시장 등을 방문하고 있지만 사용기한 이후부터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심리는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월 연휴 기간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될까 외식·쇼핑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난지원금 역시 어차피 살 물건을 이번 기회에 사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어서 소비 진작 효과는 ‘반짝’에 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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