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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선생님이 손수 만든 동시집, 48년 만에 빛보다

펜으로 쓰고 색종이 오려 붙인

동시집 '산비둘기' 정식 출간





“옛날부터/그랬을까?//산에 산에/아기 꽃나무들이/저절로 그렇게/예쁜 걸까?//분홍 꽃/노랑 꽃/자줏빛 꽃(산에 피는 꽃)”

아이들을 위한 착한 이야기를 쓰는 데 평생을 바쳤던 동화 작가 권정생(1937년-2007년)의 동시집 ‘산비둘기가’ 48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1972년 서른여섯 청년 권정생이 사인펜으로 직접 쓰고 그리고 색종이를 오려 붙여 만들었던 수제 동시집이다. 당시 권정생은 동시집을 단 두 권만 만들어 그 중 한 권은 본인이 소장하고, 나머지 한 권은 ‘기독교 교육’ 편집인이던 오소운 목사에게 선물했다.

이번에 도서출판 창비를 통해 출간될 수 있었던 건 2년 전 오 목사가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측에 그간 소장하고 있던 동시집을 기증한 덕분이다. 이에 창비는 권정생이 직접 만든 표지를 그대로 살려 책으로 만들었다. 원본 삽화도 그대로 살렸다.



작가 권정생.


‘산비둘기’에 실린 시는 모두 25편이다. 그 중 9편이 어머니에 대한 시다. 권정생의 업적을 기리는 데 앞장 서고 있는 시인 안상학은 “권정생에게 어머니는 세상 어떤 것과도 비길 수 없고, 바꿀 수 없는 독보적 존재였다”며 “그가 참잠했던 성경 속 하느님과 예수님을 훌쩍 뛰어 넘는 것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비둘기 속에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느꼈던 상실감과 그리움이 담겨 있다. 깊고 복잡한 감정을 간결한 동시로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많이 생각했을 지 상상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그 외에도 동시집에는 하느님에 관한 시, 자연과 인간에 관한 시 등 청년 권정생의 내면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실려 있다. ‘강아지똥’ ‘아기너구리네 봄맞이’ ‘몽실언니’등 널리 알려진 다른 동화, 소설처럼 동시 역시 아이들에 대한 진실한 마음으로 가득하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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