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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폼 대신 종이...아이스팩 속 생수...'친환경 아이디어 전쟁'

■ ECO경영이 경쟁력이다

<2>포장재 개발 한창인 기업들

마켓컬리 포장테이프도 종이로

현대리바트 스티로폼 9.7t 줄여

동원F&B는 생수 보냉제 활용

칼스버그 종이 맥주병 출시 임박

서울경제가 작년에 이어 펼치는 친환경 캠페인 ‘세상을 바꾸는 우리’에 참여하고 있는 제주 올레길 주변의 한 카페에서 한 직원이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종이컵에 커피를 담아 고객에 제공하고 있다.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이번 캠페인은 제주 둘레길 주변의 까페에 100년 이상 썩지 않는 폴리에틸렌(PE)코팅 종이컵 대신 자연분해 되는 리페이퍼 종이컵을 나눠주고 까페는 이를 회수해 화장지나 복사용지 등으로 재활용하게 된다. /사진제공=사단접인 제주올레




마켓컬리의 배송 차량에 냉동 종이 박스가 가득 실려 있다. 마켓컬리는 최근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비닐 완충포장재는 종이 완충포장재로, 비닐 파우치는 종이파우치로, 박스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바꿨다. /사진제공=마켓컬리


신선식품 배송업체인 마켓컬리는 최근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로 바꿨다. 비닐 파우치는 종이로, 박스에 붙이는 테이프 역시 종이로 바꿨다. 가구·가전업체들도 제품을 배달할 때 모서리를 보호하거나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완충재로 스티로폼을 써 왔지만 이를 없애려는 시도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실제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7월부터 ‘스티로폼 프리’를 선언하고, 스티로폼 완충재를 전혀 쓰지 않고 있다. 대신 100% 재생 종이로 만든 친환경 완충재 ‘허니콤(Honeycomb)’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현대리바트가 이런 식으로 지난 10개월간 퇴출시킨 스티로폼은 33만 개로, 무게는 9.7톤에 달한다. 서울시민 1만여명이 1년간 배출하는 스티로폼(합성수지) 폐기물과 맞먹는 규모다. 현대리바트는 허니콤을 사용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배송때 사용된 허니콤 완충재를 다시 수거해 멀쩡한 것은 재사용하고, 재사용이 어려운 것은 재활용 공장으로 보내 다른 친환경 제품으로 재탄생하도록 하고 있다. 친환경 프로세스 구축해 잘 정착시키고 있는 것이다. 오비맥주는 주력제품인 카스의 500㎖ 병맥주 포장상자 소재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재생용지로 교체했다. 제과 업체 오리온는 제품 포장재의 잉크 사용량 마저 줄이기 위해 70억원을 투자해 새 인쇄 설비를 들여 왔다. 이 설비 덕분에 포카칩, 초코송이 등 인기 스낵 포장재에 쓰인 잉크 사용량을 종전보다 50%가량 절감했다.

기업들이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등의 일회용품 포장재 퇴출 등 에코경영에 전방위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주문을 통한 택배가 급증하면서 친환경 포장재 개발과 사용은 광속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재계의 한 임원은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친환경 포장재가 아니면 후진기업으로 인식될 소지도 있어 비닐류의 일회용 사용은 자제하고 친환경 포장재 사용 등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코경영 자체가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절실하게 인식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 등으로 재정지출을 늘릴 대로 늘린 정부가 세수확충을 위해 환경세 등을 도입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기업들이 미리 친환경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리 예방주사를 맞아 환경세 부담을 덜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외국의 경우 친환경 포장재 개발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나가고 있다. 덴마크 기업 칼스버그의 경우 종이로 만든 맥주병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주는 유리병이나 플라스틱에 담겨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종이에 맥주를 담는’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더구나 종이는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도 국내 제지업계도 관심이다. 이른바 ‘칼스버그 이펙트(영향)’가 어느 정도가 될 지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제지업계의 한 임원은 “친환경 용기개발이 제지업계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내 한 제지업체는 칼스버그처럼 ‘종이로 만든 맥주병’ 개발을 위해 국내외 여러 업체들과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선식품 포장에 쓰이는 아이스팩의 성분을 친환경으로 바꾼 업체도 있다. 아이스팩에는 플라스틱 성분의 아이스 젤이 들어 있어 재활용이 불가능하지만 동원F&B는 아이스팩 에 마실 수 있는 생수를 넣어 얼려서 보냉재로 쓰고 있다. 아이스 젤을 싱크대에 흘려 버리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지만 동원F&B는 물로 대신하는 아이디어로 에코경영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보냉재로 쓰는 샘물은 시판되는 생수제품과 같은 것이어서 별도로 보관했다가 언제든지 마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 퇴출에도 대기업들이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다. 사내식당 테이크 아웃 메뉴에서 비닐코팅 컵을 대신해 자연 분해되는 리페이퍼컵을 지급하거나 일회용 숟가락과 포크퇴출, 개인용 보틀 지급, 머그컵ㆍ텀블러 사용 독려 등으로 현장에서 에코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제주 올레길 주변 까페들도 본지와 협업을 통해 내방객에게 리페이퍼컵을 나눠주고 회수하는 운동을 작년에 이어 연중으로 하고 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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