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머크의 최고경영자(CEO)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을 12~18개월내에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머크는 현재 코로나 19 백신 2종과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켄 프레이지어 머크 CEO는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19 백신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매우 큰 규모의 임상실험을 해야 한다”며 “수십억명은 아니더라도 수백만명에게 백신을 투입할 때에는 안전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코로나 19 백신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을 대폭적으로 줄이기 위해 일명 ‘최고 속력 작전’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내 또는 더 일찍 백신을 갖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백악관 코로나 19 태스크포스(TF)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아무리 빨라도 12~18개월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12~18개월의 ‘백신 개발 시간표’ 조차 실행하는데 쉽지 않다는 것이 프레이지어 CEO의 생각이다. 그는 백악관의 백신 개발 일정이 현실적이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의 경험상,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는 데 드는 다른 시간표와 비교할 때 매우 공격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속도) 경주의 개념을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시급성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조기 단계에서 선두주자가 되는게 아니다. 우리의 목표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머크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바이오테크 기업 테미스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개발 중이다. 프레이지어 CEO는 홍역 예방주사를 기반으로 한 테미스 바이오사이언스사의 백신이 “몇 주 내에” 인체 실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머크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의 소규모 바이오테크 기업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의 라이선스 계약 체결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이 회사의 치료제는 알약 1개로 코로나 19를 치료하는 방식이다. 이 약이 성공한다면, 수일간 치료제를 투입해야 하는 경쟁사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에 비해 훨씬 더 간편할 것으로 머크는 기대를 걸고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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