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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우버지고 공유킥보드 뜨고…희비 엇갈린 공유경제

코로나 '접촉 트라우마'에

우버·에어비앤비·위워크 등

매출 감소·구조조정 직격탄

밀집된 대중교통 이용 피해

전동킥보드·자전거 등 인기

전년 대비 이용자 6배 급증





#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준영(33)씨는 지난달부터 본사가 자리한 상암동으로 출근한다. 연초만 하더라도 회사가 시간제로 임대한 광화문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근무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회사가 공유오피스 사용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출근 시간이 배로 늘었지만 박씨는 “별 불만은 없다” 면서 “다른 시간대에 누가 오가는지도 모를 사무실에 계속 앉아 있는 게 영 꺼림칙했다”고 말했다.

# 세종시 주민인 공무원 최민영(27)씨는 요즘 공용 자전거인 ‘어울링’을 타고 정부 청사를 오간다. 최씨는 출근길 만원 버스에 올랐다가 누군가 기침이라도 하면 하루 종일 찝찝한 기분이 들어 자전거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밀폐된 공간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는 버스보다 혼자 타는 자전거가 낫다”며 “대여나 반납 장소가 곳곳에 있어 이용하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공유경제 산업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바이러스는 사무실과 시설 등을 함께 사용하게 했던 공유경제 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감염을 우려한 이들이 발길을 끊으며 관련 업체들의 매출은 급감했고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트라우마로 남은 바이러스 공포 탓에 이전만큼 인기를 끌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코로나 시대라고 공유경제가 무조건 바닥을 기는 것만은 아니어서 시대 변화에 발맞춘 공유 서비스와 공유 기업은 오히려 신바람을 내고 있다.

2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숙박 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는 최근 소속 직원의 25%인 1,9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각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여행 수요가 급감한데다 모르는 사람과 공간을 함께 나누기를 꺼리는 분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어비앤비가 상반기(1∼6월) 기준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에어비앤비 매출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언제 사람들이 여행으로 복귀할지 알 수 없고 여행 수요가 다시 돌아온다 하더라도 상황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토로했다.

세계 최대의 차량 공유업체 우버(Uber)는 3,000여명을 추가 감원하기로 했다. 이달 들어 해고한 3,700여명을 합하면 전체 직원 중 25%를 정리 대상에 올린 것이다. 이는 미국·유럽 등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사용자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에디슨트렌드에 따르면 우버와 리프트 등 자동차 공유업체의 사용률은 지난 4월 넷째주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사무실 업체 위워크(Wework)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매출이 감소하면서 위워크 미국 본사는 지난달 임대료를 줄이기 위해 건물주들과 임대차 계약을 재협상하기 위해 씨름하는 처지다. 대형 건물을 통째로 빌린 뒤 사무실로 쪼개 재임대하는 형태로 사업을 확장해왔으나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가는 등 수요가 쪼그라들면서 임대료를 내기도 급급한 실정이다. 공유경제의 대명사였던 우버·위워크·에어비앤비 3곳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코로나 이후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공유 서비스들도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하나의 주방 공간을 여러 사업자가 함께 이용하는 공유주방 사업이 대표적이다. F&B 비즈니스 플랫폼 위쿡에 따르면 4월 자사 배달형 공유주방 위쿡딜리버리에 대한 입점 문의가 전월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3월 문의 역시 전달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로 배달 음식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공유주방을 찾는 사업자도 맞물려 늘어난 것이다.

공유주방의 경우 단독으로 식당을 여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점도 작용했다. 실제 위쿡딜리버리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보증금과 설비를 합쳐 1,200만원 정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 결과 지난해 9월 기준 외식 브랜드 가맹점 개업에 필요한 초기비용이 평균 약 1억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90% 가까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전동킥보드나 자전거와 같은 개인 이동 수단도 인기를 끌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국내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체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이용자 수는 21만4,45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만7,294명)보다 6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애플리케이션인 ‘킥고잉’의 경우 4월 이용자 수가 7만7,332명으로 3월보다 79% 급증했다. 킥고잉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최진원(37)씨는 “사람들이 부대끼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 꺼려져 킥보드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날씨가 따뜻해진 점도 있어 킥보드를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이전보다 많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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