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한화그룹이 손을 잡고 전기차배터리를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에는 자동차 배터리를 가정용 ESS로 활용해 전력을 재판매하는 사업모델도 포함된다. 향후 전기차를 주력 차종으로 내세울 현대차(005380)그룹이 태양광 발전모듈 제작 및 발전소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큐셀과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한화큐셀은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에서 ‘태양광 연계 ESS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와 태양광 시스템을 연계한 신사업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재사용 배터리 기반 가정용·전력용 ESS 제품 공동 개발, 한화큐셀 독일연구소 내 태양광 발전소를 활용한 실증 전개, 양사 보유 고객과 인프라를 활용한 시범 판매, 태양광 연계 대규모 ESS 프로젝트 공동 발굴·수행 등이다.
이번 협력은 양사 미래사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전격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전동화 모델을 44종으로 확대하는 등 전기차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화는 대량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를 활용한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현실화할 파트너가 필요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노후 배터리 처리, 전기차배터리의 가정 내 ESS 활용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현대차그룹과 한화큐셀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ESS는 전기차배터리를 재사용해 가정 내 시스템 구축 비용을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화한다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시스템의 시장 진출 속도를 높여 향후 재생에너지 보급 기여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 가령 낮 동안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자동차배터리에 저장한 뒤 밤에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거나 남은 전기는 전력 회사에서 판매할 수 있다.
지영조 현대차그룹 사장은 “이번 협력으로 재생에너지의 대규모 보급을 활성화하고 전기차배터리 재사용을 최대화해 전기차의 친환경 가치사슬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은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을 통해 태양광 모듈부터 ESS까지 제공하는 토털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서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해 유럽·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한 태양광 연계 가정용·전력용 ESS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재생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을 돕는 ESS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40%까지 확대됨에 따라 2017년 3GWh(기가와트시) 수준이었던 세계 ESS 시장이 2040년 379GWh 수준으로 약 128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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