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이 보합세로 전환한 가운데 전셋값은 그 상승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이번주까지 계산하면 지난해 7월1일 이후 48주째 상승이다. 오는 2021년부터는 입주물량도 크게 줄어드는 만큼 전셋값이 불안해지리라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4%로 전주(0.02%) 대비 상승폭을 넓혔다. 특히 송파구(0.02%→0.11%)를 비롯해 서초구(0.01%→0.04%), 강남구(0.01%→0.04%) 등 초고가 주택 밀집지역에서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들 지역에서 전체적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한국감정원의 설명이다.
경기 지역의 전셋값 또한 전주에 0.12% 상승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주에는 0.16% 오르며 오름폭을 넓혔다. 용인 기흥구(0.34%→0.61%)가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하남(0.55%), 수원 영통(0.48%), 팔달구(0.39%) 등에서 오름세를 유지했다. 인천 또한 0.10%에서 0.11%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한편 서울의 입주물량이 2021년부터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수치는 차이가 있지만 정부와 민간 모두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4만3,006가구, 올해 4만2,012가구로 4만가구대의 입주가 이뤄졌다. 하지만 2021년에는 2만1,739가구에 그쳐 입주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고꾸라질 예정이다. 경기도 입주물량 또한 매년 12만~16만가구 수준을 기록했지만 2021년부터 10만가구 아래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통계 역시 입주물량이 올해 5만 3,000여가구에서 내년에는 3만6,000여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정부가 아파트 매매를 규제하면서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여기에 청약 및 학군 수요 등도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서 매매 규제와는 다르게 전세대출은 풀어주는 상황”이라며 “공급물량 감소와 더불어 전세 수요가 유지되면서 전세 시장 불안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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