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은 차세대 영상 의료장비 시장에 진출한다. 2026년 약 45조원(35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차세대 영상 의료장비 시장을 ‘반도체(Nano-spindt)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X-Ray) 발생기’로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차세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에 투자해 2대 주주가 됐으며, 국내외 독점 사업권을 확보해 한국 내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SKT에 따르면 나노엑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X-ray) 발생기’ 상용화 및 양산에 근접한 유일한 기업이다. 나노엑스는 ‘디지털 X-ray·컴퓨터 단층촬영(CT) 기반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Nanox.ARC)’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와 제품 양산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나노엑스의 기술 잠재력과 혁신성을 확인하고, 초기투자를 진행했다. 이번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 사전투자(Pre-IPO)에도 참여하며 이 회사의 2대 주주가 됐다. 누적 투자액은 2,300만 달러(약 282억 원)다. 후지필름, 폭스콘 및 요즈마그룹 등 투자회사도 나노엑스에 투자한 바 있다.
이 기기는 필라멘트 기반 아날로그 방식의 X-Ray 촬영을 반도체의 나노 특성을 활용한 디지털 방식을 이용한다. 아날로그 제품들보다 더 선명한 화질로, 최대 30배 빠른 속도로 촬영한다. 방사능 노출 시간을 1/30으로 줄이면서, 가슴을 누르는 통증 없는 비접촉 X-ray 촬영도 가능하다. 1회 촬영당 비용이 10% 수준에 불과해 X-Ray·CT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기존 X-ray 촬영 장비의 대형 냉각 장치가 필요 없어 기존 1톤 무게의 장비를 200kg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SKT에 따르면 병원 내부 등 특수 환경에서만 설치가 가능했던 X-ray·CT 촬영 장비를 앰뷸런스나 간이 진료소에 설치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ADT캡스·인바이츠헬스케어 등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와 함께 디지털 X-ray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의료·보안·산업용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회사는 이 장비를 앰뷸런스에 탑재하고 5세대(5G) 이동통신 및 클라우드와 연동한다면, 환자 이송 중 응급의료팀과 원내 전문의가 고품질의 X-Ray·CT 촬영 영상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응급 영상 촬영이 필수적인 뇌졸중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공항, 전시장, 공연장, 경기장 등에서 3D X-ray 보안 기기를 넓은 범위에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 또한,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의 X-ray 활용 품질 검사와 반려동물용 영상진단기기 시장 등에서 디지털 X-ray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나노엑스 지분 투자 외에 사업도 직접 나선다. SK텔레콤은 나노엑스 차세대 영상촬영기기의 한국, 베트남의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향후 해당 국가의 사용 허가 절차를 거쳐 기기를 공급할 방침이다.
아울러 SK텔레콤과 나노엑스는 한국을 차세대 장비의 글로벌 생산 기지로 논의 중이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첨단 바이오 회사와도 협력이 수월하다는 이유에서다. SKT관계자는 “나노엑스의 반도체 제조공장(Fab)이 한국에 건설되면 차세대 의료 사업 개화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정보통신기술(ICT) 및 첨단 기술로 더 나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양사 철학이 맞닿아 있다”며 “차세대 의료 기술과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를 융합한 결과물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란 폴리아킨 나노엑스 최고경영자(CEO)는 “누구나 의료 장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인류를 괴롭히는 질병을 줄인다는 비전을 SK텔레콤과 함께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태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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