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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4차산업 혈관 VS 빅브러더...카드 빅데이터의 두 얼굴

확진자 이동경로 실시간 제공

코로나 초동대처에 혁혁한 공

개인의 모든 정보 무차별 수집

감시사회 두려움도 함께 커져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택시기사 A씨는 지난달 4일 학원강사 B씨를 태웠다. B씨는 황금연휴였던 지난달 1~3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지만 역학조사에서 본인의 신분과 동선을 속인 확진자다. A씨가 B씨를 승객으로 태운 후 증상이 발현되기까지 택시를 운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역당국은 택시 카드 결제 내역을 통해 143명의 승객 명단을 재빠르게 확보하고 A씨의 접촉자를 파악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코로나19 대응이 ‘K방역’으로 불리며 전 세계에서 모범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진단검사 외에 확진자 동선과 접촉자 파악이 가능했던 역학조사는 K방역의 저력으로 꼽힌다. 확진자의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도 정확한 역학조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카드 결제 데이터가 있다. 실시간 결제 정보로 확진자의 이동경로와 접촉자 장소 등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의 카드 결제 데이터가 유독 방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가 세원 파악을 위해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국내 카드 산업이 급성장했고 껌 한 통도 카드로 긁는, 현금 없는 사회가 일찍이 조성된 영향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얼마를 사용했는지를 알 수 있는 소비·결제 데이터가 지금도 실시간으로 축적되고 있다. BC카드 빅데이터센터가 발간한 ‘빅데이터, 사람을 읽다’에 따르면 매일 3,900만건의 신용카드 결제와 2,300만건의 체크카드 결제가 이뤄진다. BC카드 한 곳만 보더라도 월 결제 건수는 4억건에 달한다. 초 단위로 환산하면 1초당 150건의 결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쌓이고 있는 셈이다.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금융을 비롯한 전 산업계에서 데이터 경쟁력을 확보하는 상황이다. BC카드를 비롯해 KT·다음소프트·한국감정평가사협회 등은 빅데이터 플랫폼과 센터를 구축하고 데이터 프로파일링에 집중하고 있다. 임세현 BC카드 빅데이터센터장은 “현재 국내에서 22개 카드사가 1억장이 넘는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체크카드를 포함해 총 2억2,000만장의 카드를 발행했고 경제활동인구 한 명당 보유 카드 수가 7장을 넘을 정도로 카드 결제가 활발하다”며 “카드사들도 경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사별로 데이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카드 결제 데이터는 코로나19 초동대처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감시사회에 대한 두려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데이터 기반 기술이 결국 현대판 빅브러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확진자들이 찾은 가게들은 사후 방역을 철저히 해도 동선 공개 이후에는 사람들이 방문을 꺼려 해 영업 피해를 호소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 확진자의 개인정보와 이동경로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끊임없이 설전이 오갔다. 외신들도 K방역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확진자의 동선 공개가 인권 침해라는 우려 섞은 시선을 드러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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