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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경제] 배달의민족의 경쟁史…“싸울 때가 좋았다”

2015년 경쟁시장선 0% 수수료 전쟁

2020년 과점시장선 수수료 인상 시도까지





“배달의민족이 밉다고 배민을 쓰지 않으면 매출이 반토막 납니다. 수수료를 올려도 어쩔 수 없이 쓸 수밖에 없습니다”

배달앱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이 수수료를 올려도 배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수원 소재 한 치킨집 자영업자의 넋두리입니다. 배민 가맹 자영업자는 늘면 늘었지 줄어들진 않습니다. 배민을 쓰는 자영업자들이 플랫폼을 이탈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배민을 쓰기 때문입니다.

◇시작된 경쟁=대부분 소비자들이 배민을 쓰지 않을 땐 어땠을까요. 배달앱끼리 말 그대로 피터지게 싸웠습니다. 소비자, 자영업자 모두 좋았습니다.

2015년 8월은 배달앱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하던 때입니다. 맞수 배민과 요기요는 당시 공격적인 가격 할인에 나섭니다. 당시 배민은 자영업자 매출의 5.5~9% 가량을 모바일 결제 중개 수수료로 받았습니다. 가맹점마다 3만원, 5만원 가량 광고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배민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결제 중개 수수료 0%를 내세운 겁니다. 그러자 요기요도 모든 수수료를 없앤 월 고정비 상품을 내놨습니다.

이에 배달앱을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의 숫자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또 양사는 대규모 할인 쿠폰을 뿌리는 마케팅으로 배달앱을 쓰지 않는 소비자를 대거 유치했습니다.

“배민, 요기요 저러다 망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수백억원 규모 투자를 받고 소비자들에겐 할인 쿠폰을 뿌리고 자영업자에겐 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니까요. 배민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막대한 적자는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혜택의 총합과 같았습니다.



2020년, 배달앱 시장은 이제 완전히 국내 시장에서 자리 잡은 듯 보입니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배민이나 요기요로 음식을 시켜 먹습니다.

◇줄어든 경쟁=경쟁 강도는 이제 감소했습니다. 소비자는 여전히 좋지만 자영업자는 이제 서서히 배민의 힘을 두려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배민은 지난 4월 주문액의 5.8% 수수료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일부 자영업자는 배민 이탈을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매출 하락이 불 보듯 뻔합니다. 다행히 정치권과 여론의 비판이 심해졌고 배민은 이에 수수료 정책을 철회했습니다. 여론이 아니었으면 사실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강행해도 자영업자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자영업자들이 배민을 등질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요기요의 대주주인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을 인수한다고 지난해 발표했습니다. 배민, 요기요 등 주요 사업자들이 주주관계로 엮이게 됐습니다. 당연히 경쟁의 정도는 더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소비자는 좋았습니다. 양사의 치열한 할인 쿠폰 뿌리기로 낮은 가격에 배달음식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쟁이 줄면 할인쿠폰도 줄어듭니다. 치킨게임을 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실제 대규모 마케팅에 매년 적자에 시달리던 배민은 시장지배력이 확대되던 2016년 첫 흑자를 기록합니다. 2018년엔 546억원 규모 영업흑자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마케팅비 증가로 364억원 규모 영업적자로 돌아섰지만 마케팅을 줄이면 언제든지 수백억원대 흑자를 낼 체력이 있습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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