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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년간 법적 문제로 마비" 외신도 사법 리스크 지적

[이재용 영장 기각...최악 피한 삼성]

내일 수사심의위 소집 결정·기소 여부 등 갈길 아직 멀어

WSJ "檢 수년간 공세 이례적" 블룸버그 "李부회장 승리"

증권가 "차량용 반도체기업 등 M&A 적극 추진할 수도"

9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수사와 관련한 세 개의 장애물 중 이제 하나만 넘었을 뿐입니다.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9일 새벽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뒤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삼성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주요 외신들도 삼성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연장되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은 일단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으로 총수가 2년4개월 만에 다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피하게 됐다며 안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한 이번 검찰 수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11일 열릴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에 집중하고 있다. 시민위원회는 이날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여부를 결정한다. 이 부회장 측은 이번 사건의 기소 여부에 대해 검찰 대신 외부전문가들의 판단을 받겠다며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상태다. 마지막 관문은 검찰시민위원회의 결정으로 수사심의위가 열릴 경우 기소 여부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구속영장 기각 직후 “향후 검찰 수사 심의 절차에서 엄정한 심의를 거쳐 수사 계속과 기소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한 기소가 이뤄질 경우 이 부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별도로 새로운 재판을 치러야 한다. 삼성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두 배로 확대되는 셈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에도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이다. 특히 삼성물산 합병 건은 지난 2016년 12월 특검의 수사가 시작된 후 햇수로 5년째 수사가 이어지고 있어 삼성은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은 7일 대언론 호소문을 통해 “지금의 위기는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며 “장기간에 걸친 검찰 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은 위축돼 있다”고 토로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에서 경영권 승계 논란과 노사 문제 등을 사과하고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이 지난달 29일 고공농성 중이던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 합의를 도출한 것은 이 같은 변화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 리스크에도 이 부회장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여러 권고를 제대로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은 검찰의 잇단 수사에 따른 사법 리스크가 삼성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지난 3년간 이 부회장의 법적 문제로 회사는 거의 마비 상태에 놓인 것이나 다름없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가야 하는 이 부회장과 삼성에는 사법 리스크가 연장돼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또 장세진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사건처럼 검찰의 공세가 수년간 이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법원의 이번 결정은 이 부회장의 승리”라며 “이 부회장 부재 시에는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투자 등 중요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삼성에 큰 우려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또 “삼성과 이 부회장은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며 삼성이 한동안 중단했던 대규모 M&A를 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향후 중장기 경영전략에 초점을 맞추며 올해 1·4분기 기준 97조5,000억원에 달하는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M&A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전장 사업을 키우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글로벌 1위 기업인 네덜란드 NXP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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