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년 만에 거의 50배가 급팽창한 중국 마스크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해외 선진국의 품질 기준에 맞추지 못해 수출이 정체되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여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9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바이위 중국 의료기기협회 회장은 “하반기 안에 중국 마스크 회사들의 95% 이상이 도산할 것”이라며 “세계의 마스크 수요는 여전히 많지만 중국 업체들은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공장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이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단기간에 급격히 성장한 결과 품질 수준은 여전히 조악하다. 바이위 회장은 “코로나19 발병 초기에는 마스크 업체가 수백 곳이었는데 지금은 1만곳 이상으로 늘었다”며 “다만 이 가운데 소수만이 미국 FDA나 유럽 CE 인증을 받았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 충격에 품질 미달인 마스크도 사들이던 해외 국가들이 중국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중국 내에서는 코로나19 진정세로 마스크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마스크 생산량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지난해 말 하루 2,000만개가 채 되지 않았지만 올 3월 초에는 하루 1억개를 넘어섰다. 5월 피크 때는 하루 10억개 내외를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1일까지 마스크 총 500억9,000만개를 수출했다고 공개했는데 이는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하던 3월 이후 두 달 동안의 실적이다. 5월을 기점으로 마스크 생산이 감소세에 들어간 셈이다. 중국 산둥성의 한 마스크 생산업체 대표는 “마스크 생산자가 너무 많고 경쟁도 치열해져 해외 판매로 눈을 돌렸지만 단기간 안에 FDA나 CE 인증을 받을 수 없어 수출도 힘들어졌다”며 “5월 마스크 판매량이 4월보다 15~ 20% 감소했고 공장도가격도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9일 중국과 미국은 중국 내 이슬람교 소수민족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신장위구르 인권정책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이 법은 신장위구르지역의 인권을 탄압한 중국 고위관료들을 제재하는 내용이다. 반면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부터 닝샤회족자치구를 방문하고 있다. 닝샤는 중국 내 이슬람교 소수민족의 거주지이자 대표적인 빈곤지역이다. 시 주석이 양회 이후 첫 방문지로 이곳을 고른 것은 그만큼 빈곤퇴치와 민족 내 단결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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