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서울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 씨의 발인이 10일 엄수됐다. 정의연은 손 소장의 장례를 ‘여성·인권·평화·시민장’으로 치렀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빈소에서는 ‘여성·인권·평화·시민장’으로 치러진 손 소장의 발인이 엄수됐다. 유가족과 장례위원들은 손 소장의 영정 사진을 들고 조용히 걸어 나왔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과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 등이 앞장섰고 다른 조문객들은 그 뒤를 따랐다.
오전 8시 15분께 고인의 관이 실린 운구 차량이 화장장으로 떠나자 남아 있던 장례위원과 조문객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묵념했다. 장례위원장은 이 이사장, 한국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 등 관계자들과 시민사회 인사 16명이 맡았다.
정의연은 9일 손 소장의 빈소에서 진행된 추모식을 유튜브로 중계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이사장은 “검찰의 과잉 수사와 언론의 무차별적 취재 경쟁에 힘들어하셨고 매일 불안해했음에도 쉼터에 계신 길원옥 할머니의 안위를 우선시하던 소장님,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흐느꼈다. 빈소와 영결식장 근처에는 취재진의 접근이 일체 차단됐다.
지난 8일부터 치러진 손 소장의 빈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고민정·김민석·김상희·정춘숙·진선미·천준호 의원 등 여러 민주당 인사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찾아와 조문했다. 정의연은 전날까지 총 1천182명의 개인과 단체가 손 소장의 장례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2004년부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일해 온 손씨는 지난 6일 오후 10시 35분께 경기도 파주시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달 21일 검찰이 마포구 쉼터를 압수수색한 뒤 주위에 심적 고통을 토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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