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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종식' 뉴질랜드, 남극연구 대폭 중단…"코로나 청정대륙으로 보존"

스콧베이스선 필수 운영활동만 진행키로

"남극만 코로나19 감염안돼…상태 유지 집중"

뉴질랜드의 남극 관측기지인 스콧베이스 전경./위키피디아 캡처




뉴질랜드가 남극에서 진행할 연구 프로젝트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남극이 지구에서 유일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대륙인 만큼 앞으로도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남극 연구기관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 중에 계획했던 프로젝트 수 36개 중 23개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기관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가 지구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한 대륙(남극)만 감염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면서 “우리는 이 상태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의 남극 관측 기지인 스콧베이스에선 장기적인 과학 모니터링, 필수적인 운영활동, 유지보수 등 활동만 진행할 방침이다. 기지에서의 활동량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세라 윌리엄스 책임자는 “뉴질랜드의 남극 과학 연구의 질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의 상황으로선 과학을 지원하는 우리의 능력이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위키피디아 캡처


롭 맥케이 부교수는 “남극은 고립된 환경이다. 만약 많은 수의 사람들이 병에 걸린 상태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한다면 대처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며 뉴질랜드가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진단했다. 남극 연구를 축소한 나라는 뉴질랜드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4월 호주도 올 여름 동안 연구 활동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질랜드는 주요국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8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보건부는 마지막으로 남았던 코로나19 감염자인 50대 여성이 지난 48시간 동안 증상을 보이지 않아 회복한 것으로 판단돼 격리상태에서 풀려났다고 발표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남지 않았다는 보고를 들었을 때 어땠느냐는 질문을 받자 “춤을 좀 췄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없다면서 경보단계를 1단계로 내린다고 발표한 후 활짝 웃고 있다. 이로써 뉴질랜드는 1,000명 이상 코로나19 감염자 발생국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 청정국’을 선언했다. /AP연합뉴스


뉴질랜드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1,504명, 사망자가 22명 나왔다. 코로나19 진단검사는 29만4,000여건 실시됐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뉴질랜드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할 조짐을 보이자 곧바로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으며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는 등 강경책을 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뉴질랜드가 1,000명 이상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국가 가운데는 처음으로 ‘코로나19 청정국’을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지 언론은 코로나19가 뉴질랜드에서 완전히 퇴치됐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부 애슐리 블룸필드 사무총장도 “지난 2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진행형 감염자가 모두 사라진 것은 우리들의 여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이정표”라며 “하지만 이미 얘기한 대로 코로나19에 대한 경계를 계속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공중보건 전문가 마이클 베이커 오타고대학 교수도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징후가 보이고는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감염 고리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감염 사례가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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