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폭락 장세를 연출했던 미국 증시가 이번 주에도 심상치 않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이날 새벽 778포인트(약 3%) 하락하고 있다. CNBC는 “이날 장이 개장하면 850포인트 이상 다우지수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선물과 나스닥 지수 선물도 이날 하락세를 점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에 따라 지난주 폭락했던 증시가 이번 주에도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5.55% 내렸다. S&P 500 지수는 4.78%, 나스닥은 2.3% 하락했다. 이는 지난 3월 20일 주간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수석 투자전략가는 “경제 재개로 코로나19의 ‘2차 확산’ 공포가 커지고 있다”면서 “하락 전 가팔랐던 주가 상승세가 숨 고르기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앨라배마·캘리포니아·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 등 주에선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 추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텍사스와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지난주 토요일 코로나19 관련 입원 수가 기록적인 수치를 보고했다. 뉴욕주에선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뉴욕 시민들에게 제2의 코로나19 사태를 촉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주 정부가 단계적 재개장 규정을 위반한 사업장에 대해 2만5,000건의 민원을 접수했다며 술집과 식당에 대한 주류 판매 허가를 박탈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둔화시키기 위해 다시 봉쇄 조치를 하는 것은 많은 피해를 줄 것이기 때문에 실행 가능한 선택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번 주(15~19일) 뉴욕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변동성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주 다소 부정적 경제 전망으로 증시 조정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잇달아 등판한다.
파월 의장은 오는 16일 상원, 17일은 하원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해 증언한다. 19일에는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관하는 행사에서 코로나19 시대의 고용 문제와 관련해 토론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이 불안한 경제 전망을 지속해서 강조한다면 경기의 빠른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더 꺾일 수 있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이 지난주보다 다소 낙관적인 발언을 한다면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FOMC에서 내놓은 진단을 곧바로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연준은 지난주 의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도 가계와 기업의 취약성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봉쇄 완화 이후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 지표들도 발표된다. 5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등이 핵심이다. 미국의 다수 주는 지난 5월 1일 이후 경제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경제 재개 첫 달의 소비가 얼마나 회복됐을지에 따라 향후 경제 반등 속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집계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7.9%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4월에는 16% 이상 줄었던 바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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