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동조합이 2020년 임금단체협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기본급 12만원 인상에 2,200만원 가량의 성과급을 요구하기로 해 올해도 사측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GM 지부(한국GM 노조)는 지난 1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2020년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기본급은 12만304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요구하기로 했고, 성과급은 통상임금의 400%와 별도로 600만원을 요구할 계획이다. 통상임금의 400%는 약 1,600만원 수준으로, 총 성과급 요구액은 2,200만원이다.
이 같은 요구안이 알려지자 업계에선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18년과 지난해 투쟁 끝에 임금 동결을 받아들인 한국GM 노조가 ‘양보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GM의 상황은 바뀐 게 없다”고 평가했다.
2014년부터 5년 간 4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한국GM은 지난해에도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력시장인 북미 지역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동남아 지역의 부품 공급망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으면서 생산공장마저 가동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GM 노조가 지난해보다 더 강한 요구안을 들고 나오면서 올해도 임단협이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 회사 노조는 12만3,526원의 기본급 인상과 ‘통상임금 250%+650만원’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인상요인이 없다는 사측의 완강한 태도에 막혀 해를 넘겨 동결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사측은 ‘올해도 회사 사정이 나아진 게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노사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는 김성갑 한국GM 노조위원장이 이끄는 집행부가 들어선 첫 해여서 노조 또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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