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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LG, 태양광 사업 매각 시동… 이번엔 흥행할까

연간 설비생산량 2GW로 한화큐셀 이은 국내 2위

중국 저가공세에 고사위기... 매각 환경 좋지 않아

인수 후보 한화·현대중공업도 살만한 상황 아냐

LG전자가 생산하는 N타입 셀로 만든 양면발전 태양광 모듈. /사진=LG전자




LG전자(066570)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오던 태양광 사업부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LG하우시스의 자동차 소재사업부를 포함해 그룹차원의 비주력 사업 정리도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공세에 태양광 제조업체가 고사위기에 빠진 상황이라 흥행 실패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태양광 사업부의 매각을 공식화하기 위해 매각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태양광 산업에선 국내 선두주자다. 지난 1995년 연구를 시작해 2010년 태양광 모듈을 양산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발전 효율이 높은 단결정 N-타입 셀은 일본의 파나소닉과 어깨를 견줄 만큼 기술력을 갖췄다. 지난해 미국 주택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한화큐셀에 이어 시장점유율 13.3%로 2위 자리를 다질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연간 설비생산량도 2GW로 국내에선 한화큐셀(4.3GW) 다음이다. 연간 매출액은 1조원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가 태양광 사업부 매각에 나선 것은 중국 업체의 저가공세로 갈수록 악화하는 영업환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미 국내 태양광 제조업의 가치사슬은 이미 무너졌다. 태양광 산업의 가치사슬은 ‘폴리실리콘 → 폴리실리콘을 녹여 만든 잉곳 → 얇은 판 형태인 웨이퍼 → 태양전지인 셀 → 셀을 모아 만든 패널인 모듈’로 이어진다. 한때 웨이퍼 생산으로 세계 5위에 이름을 올렸던 OCI 계열 넥솔론은 2018년 파산했고, 지난해 마지막 남은 웅진에너지마저 법정관리 늪에 빠진 바 있다. 올해 들어선 OCI가 폴리실리콘의 생산도 중단했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보루가 LG전자가 생산하고 있는 셀 분야다.



문제는 셀 제조업이 고사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LG전자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N-타입 고효율 태양광 셀은 한화큐셀이나 중국업체가 생산하는 P-타입과 비교해 원가 경쟁력에서 밀린다. 최근 들어선 그나마 장점이었던 발전효율의 격차도 크게 줄었다. 실제로 LG전자가 생산하는 태양광 셀 네온(NeON)의 경우 발전 효율이 21.1%로 한화큐셀이 생산하는 P타입(19.5%) 대비 1.6%포인트 높은 수준. 이렇다 보니 지난해 주요 시장인 미국 주택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고작 0.4%포인트 밖에 높이지 못했다. 한화큐셀이 시장 점유율을 전년 대비 11.1%포인트 끌어올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해 정책당국의 한 관계자는 “태양광도 반도체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기술력을 선점해 나가야 하는 데 LG는 비주력 사업인 만큼 그런 부분에서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부 매각이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LG가 비주력 사업부 매각에 애를 먹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LG전자가 매각했던 수처리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매각 초기만 해도 5,000억원 가량의 몸값이 예상됐지만 최종 거래금액은 2,500억원이었다.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도 흥행에 실패해 당초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 지난해 시작한 LG하우시스의 자동차부품 사업부 매각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선 LG 구조개편발(發) 매물이 ‘계륵’이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LG그룹 사정에 정통한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에서 지난해 태양광 사업부 매각을 검토했지만 결국 팔 데가 없어서 매각 주관사를 찾지 못한 걸로 안다”며 “인수후보는 한화큐셀이나 현대중공업 정도인데 여기도 살만한 상황이 아니라 매각에 성공할진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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