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이름만 다르게 붙였을 뿐, 같은 제조공장에서 같은 성분으로 만든 복제약들을 앞으로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제네릭 의약품 묶음’ 정보를 국민이 쉽게 알 수 있도록 8월부터 ‘의약품안전나라’ 홈페이지를 통해 단계적으로 공개한다. 이를 통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자료를 바탕으로 같은 제조시설에서 동일한 제조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복제약들에 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식약처는 이를 통해 국내 제약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복제약 난립을 줄이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품명만 다를 뿐 실제로는 같은 복제약들이 범람해 리베이트가 만연하는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런 복제약 난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네릭의약품 국제 경쟁력 강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제도 손질에 나섰다. 이에 따라 복제약에는 실제로 생동성 시험을 수행한 제약사의 이름을 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른바 공동·위탁 생동성 시험과 제조를 통해 출시되는 복제약이 많아진 상황을 고려해서다.
생동성 시험은 복제약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효 성분과 효능·효과 등이 동일한지 사람에 투여해 확인하는 시험을 말하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여러 제약사가 공동으로 비용을 지불해 위탁 실시하는 공동·위탁 생동성 시험을 허용해주고 있다. 공동·위탁 생동성 시험제도 덕분에 그간 제약사들은 생동성 시험을 거친 복제약을 만든 제조업소에 동일한 의약품 제조를 위탁하면 자체 생동성 시험 없이도 무제한으로 복제약을 만들 수 있었다. 생동성 시험 품질평가 지표를 개발하고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복제약이 생동성 시험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얼마나 유사했는지, 복제약 시판 후 부작용이 발생한 빈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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