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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니 전체주의니 요즘 유행어"·"탄핵해야"…윤석열 연설에 與 '집중포화'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윤 총장은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는 작심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여권 일부 인사들이 윤 총장의 메시지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앞서 윤 총장은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부정부패, 권력형 비리는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법 집행 권한을 엄정히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윤 총장의 발언은 검찰이 정권 실세 등을 겨냥해 벌인 수사 과정에서 나온 정부 여당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윤 총장은 이어 “현실적·잠재적 이해당사자 모두 염두에 두고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면서 “권력형 비리, 부정부패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이자 피해자”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두고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면서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통합당 “윤 총장도 같은 고민을 했구나…칼잡이 귀환 환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윤 총장의 발언이 통합당에서 대환영받는 이 상황을 정치적으로 중립성이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전체주의-전국 검사장들을 일렬대오로 세우는 건 자유주의이냐”며 “권력형 비리에서 검찰 권력의 비호는 제외한단 말”이라고 쏘아붙였다. 윤 총장이 언급한 ‘전체주의’에 검찰 조직도 해당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총장의 작심 저격에 다른 여당 의원들도 즉각 반발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인이 되어버린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독재니 전체주의니 하는 말은 요즘 일종의 유행어”라며 “야당과 보수언론이 현 정부에 어떤 낙인을 찍기 위해 쓰는 말인데 그러고 보면 윤 총장도 꽤나 트렌드를 쫓는 인물인가 보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자유 민주주의야 말로 진짜 민주주의’라는 주장이 옳은 표현인가 하는 것은 별개로 하고,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로 이루어진다’는 그 과감한 발상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개인을 지배하는 것은 오직 양심이고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상식이다. 법률가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법의 지배’ 같은 무서운 말들은 꽤나 위험하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윤 총장은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유기홍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을 정조준했다. 그는 ‘“독재와 전체주의” 윤석열 검찰총장의 섬뜩한 자화상’이라는 글에서 윤 총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말이야 바른 말이지만 정작 이는 윤 총장 본인에게 해야 할 말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유 의원은 “독재란 무엇이냐. 저는 민주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검찰권의 남용에서 독재의 그림자를 보았다”며 “윤 총장은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사모펀드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고 곳곳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낙마를 요구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청문회 당일 소환조사조차 없이 정경심 교수를 기소했다. 또한 절차와 내용 모두 정당한 법무부장관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법적 근거도 없는 ‘검사장회의’를 열어 항명하려 시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언급했다. 그는 “얼마 전 주 대표는 연설에서 ‘독재’를 5번, ‘전체주의’를 3번 언급했다”며 “민주정권이 국민을 위해 개혁의 칼을 빼들었을 때 그 대상인 기득권이 독재 운운하는 모습, 이제는 새롭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유 의원은 “보수 언론은 윤 총장의 말을 ‘작심발언’이라며 포장하고 칭찬한다”며 “이런 반응을 윤 총장 본인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독재와 전체주의는 검찰권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하고 검찰의 집단 항명을 이끌려 한 윤석열 총장 본인의 자화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신동근 의원은 윤 총장의 발언이 ‘반정부 투쟁 선언’이라는 극단적 해석까지 내놨다. 신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개혁 반대를 넘어 사실상 반정부 투쟁 선언을 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극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라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부르짖는 법의 공평과 정의가 참된 것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그 법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절친한 지인들에게도 일관되게 적용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며 “국가와 검찰 조직이 당신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자문하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나아가 윤 총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은 자신이 정치검찰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대놓고 미통당의 검찰임을 선언했다.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 배격’이라는 윤석열의 표현은 미통당이 주장하는 ‘의회 독재 규탄’과 정확히 같은 말이기 때문”이라며 “정치를 하려면 검찰의 옷을 벗어야 한다. 더불어 민주당은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 추미애 장관은 정치를 선언한 윤석열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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