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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신입에 유달리 좁아진 대기업 취업문… “경력은 어디서 쌓나”

대기업, 공채 줄이고 경력직 선호

신규 채용 20대 줄고 30대가 늘어

직무 중심…서구 채용 문화 확산

채용규모 축소 수순 밟나 우려도





대기업들의 채용 트렌드가 정기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바뀌며 30세 미만 사회초년생의 취업문이 좁아지고 있다. 수시 채용이라는 좁은 문을 뚫기 위해서는 직무 경쟁력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기업이 대졸 공채를 축소하고 있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6일 서울경제가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의 ‘2019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기업들의 30세 이상 신규 채용률은 늘어난 반면 20대 신규 채용률은 현저히 줄었다. 또 임직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대가 부쩍 늘었다. 대기업들의 채용 트렌드는 지난해부터 수시채용으로 바뀌면서 경력직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대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공채를 폐지한 현대차·기아차의 경우 이 같은 변화가 뚜렷하다. 현대차의 국내 20대 임직원 수는 지난 2017년 6,404명에서 2018년 7,602명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 6,638명으로 뒷걸음질했다. 반면 30~50세는 소폭이지만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기아차에 이어 올해 공채를 폐지한 SK와 LG는 이미 지난해부터 20대 채용 감소가 시작됐다. LG전자의 전 세계 사업장에서 30세 미만의 신규 채용률은 2017년 61.4%에서 지난해 44.2%를 기록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30세 이상 신규 채용률은 38.7%에서 지난해 약 55.9%로 크게 증가했다.

대기업 중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30세 미만 임직원의 비중이 하락했다. 전 세계 사업장의 30세 미만 임직원 비중은 2017년 53.1%에서 지난해 43.2%로 떨어졌다. 30~50세의 비중은 46.4%에서 56.8%로 증가했다.

재계에서는 대기업들이 수시채용 등을 확대하며 국내 공채문화도 서구식 채용문화로 빠르게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졸 공채는 한국과 일본이 유일하다. 서구권의 경우 철저히 인력이 필요한 해당 부서에서 필요한 인력의 직무기술(job description)을 기준으로 수시 채용을 진행한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의 정기공채로는 시시각각 달라지는 시대 변화, 미래산업 환경에 적합하게 대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비용부담도 크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필요에 따라 직무기술을 갖춘 인물을 먼저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직자들에게는 이같은 수시 채용 전환이 채용 규모 자체의 축소 및 절차의 어려움 등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대기업 ‘수시채용’ 트렌드]

삼성 뺀 주요 대기업 수시로 전환

30세미만 채용·임직원 비율 줄어

업황 따라 채용 규모 차이 보여



구직자, 수시채용 맞춰 준비해야





대기업들이 정기 공채를 축소하고 수시채용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며 기업 내 채용률과 고용 비중도 바뀌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공개한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임직원 및 채용 현황을 보면 기업들의 채용문화 변화가 수치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공채를 통한 30세 미만 연령의 취업이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30세 미만 임직원 비중, LG전자의 동일 연령대 신규 채용률은 최근 2년간 계속 뒷걸음질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사업장이 모두 반영된 수치로 국내 공채 규모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3,900여명의 서비스 엔지니어를 직고용하면서 지난해 30세 이상 연령대에서 신규 채용률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사업장만 떼어놓고 봐도 20대 채용률은 감소 추세다. 업황 부진을 겪은 곳일수록 20대 신규 채용 규모는 더 뒷걸음질했다. 디스플레이 시장 업황 악화로 오랜 기간 부진을 겪어온 LG디스플레이(034220)는 신규 채용 규모가 2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2017년 1,150명에서 지난해 527명으로 급감했다.

앞으로 대기업의 수시채용 트렌드는 해외 기업의 사례와 같이 심층면접을 통한 직무능력 평가, 적재적소 배치, 탄력적 인력수급이 특징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업들 가운데 업황이 좋아지며 신규 채용을 늘렸던 기업들도 경력직 등의 채용을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자동차배터리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인 LG화학(051910)은 최근 3년 연속 채용 규모가 증가했다. 2017년 1,151명, 2018년 2,264명을 신규 채용했고 지난해에는 2,654명을 뽑았다. LG화학 관계자는 “소재와 2차전지·바이오 등 미래 성장사업을 위한 인재 확보를 위해 지난해 신규 채용을 확대한 것이 수치로 드러났다”며 “신입 채용뿐 아니라 경력직 채용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위축된 정유·화학 업종에 속하지만 탄탄한 미래 먹거리를 보유해 투자 여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000660)도 최근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채용 규모가 변화를 보여왔다. 2017년 6.5%였던 고용창출률(인원 증가분을 전년 인원으로 나눈 값)은 반도체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3.4%로 두 배 넘게 올랐다. 지난해에는 다시 8.8%로 낮아졌다. 한국 내 채용인원이 2018년 3,060명에서 지난해 2,898명으로 감소했지만 다시 업황에 따라 증가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대기업 취업문은 좁을 것으로 전망된다.이 때문에 구직자들은 올해 들어 기업들이 ‘수시 채용 전환’을 본격화 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채용 규모 자체의 후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기업들은 ‘수시채용을 통해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채용 규모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기존의 정기 공채 방식을 통해서는 원하는 기업에 한 번 지원한 뒤 탈락하면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 가까이 재도전의 기회를 기다려야 했다”며 “직무에 대비한 자격증과 경력을 갖추면 수시채용 방식을 통해 원하는 기업에 맞춤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변수연·이수민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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