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일렉트릭’이 한 번 충전으로 주행거리 1,000km 돌파에 성공했다. 비록 차량 내 모든 전자기기를 끄고 교통신호가 없는 서킷에서 시속 30km로 정속주행으로 얻은 결과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4일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사흘간 독일의 레이싱 서킷인 유로스피드웨이 라우지츠에서 코나 일렉트릭 3대로 실시한 시험주행 결과 각각 1,026km, 1,024.1km, 1,018.7km의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연비는 1kWh당 16km 안팎으로 국내 기준 공인 전기차 연비인 5.6 km/kWh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번 시험주행은 약 35시간 동안 여러 운전자들이 교대로 운전하며 진행됐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양산차로 진행됐고 시험주행을 위해 임의로 차량 시스템을 조작한 부분은 없었다. 특히 독일 대표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와 협업하고, 라우지츠링 운영사인 데크라가 모든 시험 과정을 모니터링해 공신력을 높였다.
다만 주행거리 극대화를 위해 기온이 29℃까지 오른 더운 날씨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모든 전자기기를 껐다. 다만 도로교통법을 준수하기 위해 주간주행등(DRL)은 켠 채로 달렸고, 교통체증·신호대기·주거지역 제한속도 등 도심 속 주행환경을 감안해 평균 주행속도는 시속 30km를 유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3대가 모두 1,0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기록한 결과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들이 큰 차이없이 동일한 성능을 낸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며 “전력 충전량 표시의 정확도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상생활에서 전기차 주행거리에 관한 걱정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지난 2018년 출시됐다. 64kWh의 국내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으며 고효율 고전압시스템, 회생제동시스템 등을 통해 1회 충전 주행거리 406km로 전기차 인증을 받았다. 100kW 충전기로 54분이면 80%를 충전할 수 있고, 일반 내연기관 엔진기준으로 204마력의 힘을 낸다. 올해 초 미국 유명 자동차 매체인 위즈오토로부터 “지난해 고가의 여러 전기차 신모델이 출시됐지만 주행거리는 코나 일렉트릭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으며 2년 연속 10대 엔진에 선정되기도 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국내외에서 2018년 2만2,787대, 2019년 4만8,457대가 팔렸으며 올해 1~7월 4만5,911대가 팔려 조만간 지난해 판매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만3,587대가 판매돼 2년 연속 국내 최고 베스트셀링 전기차에 올랐다. 특히 코나 일렉트릭은 유럽에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현대차가 올해 1~7월 유럽에서 판매한 20만4,737대의 자동차들 중 8.1%에 해당하는 1만6,511대를 코나 일렉트릭이 차지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유럽의 친환경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체코공장에서 코나 일렉트릭을 생산해 출고 대기 기간을 대폭 줄였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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