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3위까지 올랐으나 최근 활약이 뜸했던 전인지(26)가 모처럼 이름값을 하며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인지는 17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버윅의 르네상스 클럽(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총상금 150만달러)을 공동 7위로 마쳤다. 이번 시즌 개인 최고 성적이자 첫 톱10 입상이다.
지난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전인지는 2015시즌까지 통산 9승을 거두며 큰 인기를 누렸다. 2015년에 초청 출전한 US 여자오픈 우승으로 이듬해 미국 무대에 진출한 그는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지만 수차례 준우승 끝에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통산 3승을 올린 뒤로는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올해 앞서 출전한 4개 대회 최고 성적이 1월 다이아몬드리조트 토너먼트 공동 24위였을 만큼 주춤하면서 이번 대회 전 세계랭킹은 62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BMW 레이디스챔피언십 공동 4위 이후 처음으로 10위 내 성적을 거둔 전인지는 “최근 경기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한 주였다. 아직 부족한 것도 많지만 그래도 조금 더 한 발씩 나아가고 있다는 면을 볼 수 있던 한 주라 스스로는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71-71-70-69타로 점점 좋은 스코어를 기록한 그는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로 우승자 스테이시 루이스(35·미국·5언더파)와의 차이가 2타에 불과했다. 전인지는 “좋아지고 있는 게 눈에 보여 기대되는 마음으로 다음 대회장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루이스는 엄마 골퍼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6년 골프 코치인 제러드 채드웰과 결혼한 그는 2018년 10월 말 첫 딸을 낳고 지난해 1월 투어에 복귀했다. 한때 세계 1위에 군림하다 96위까지 떨어진 루이스는 2017년 9월 이후 2년11개월 만에 통산 13승째를 수확하며 재기를 알렸다. 이날 1타 차 단독 2위로 시작한 그는 선두였던 아사아라 무뇨스(스페인) 등과 함께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쳤다. 루이스는 4명이 벌인 연장 1차전에서 7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우승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6,7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재미교포 대니엘 강(28)은 1타가 모자라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동 5위(4언더파)로 마감했다. 최종일 전반 단독 선두에 나섰던 재미교포 제니퍼 송(31)은 후반에 2타를 잃어 전인지와 같은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지난주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23)는 1언더파 공동 12위다.
한편 오는 20일에는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오픈(종전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개막한다. 남자 골프 브리티시 오픈을 9차례 개최한 스코틀랜드 사우스에어셔의 로열트룬 골프클럽에서 처음으로 열리며 총상금 450만달러가 걸린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박인비와 전인지·양희영·김인경 등의 이름이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시부노 히나코(22)가 우승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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